교회이름은 울산비지니스교회(UBCH). 담임목사는 현직 의사이자 성형외과 원장. 교회 표어는 「구멍가게를 대기업으로」.울산시 중구 성남동 「정&정성형외과」 정일봉(46)원장이 내년 3월 설립예정인 특이한 교회의 모습이다. 꽤 잘나가는 현직 의사가 목사까지 겸임하고 있는 것도 화제지만 국내 최초의 벤처사업가들만을 위한 전문교회가 태동한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울산신학원을 수료, 목사직함을 얻어 화제를 뿌렸던 鄭원장이 벤처사업가 전문 컨설팅 교회설립에 나선 것은 지난 8월. IMF한파로 쏟아지는 실직자와 부도로 좌절에 빠진 기업가들에게 새로운 도전의지를 심어주자는 생각에서다. 또 기존 교회들이 다양한 계층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포용하다 보니 IMF한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가들을 이해하고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힘든 점을 극복해 보자는 도전의식도 작용했다.
이같은 설립취지에 맞게 鄭원장은 독특한 교회운영방식을 내걸고 있다. 鄭원장은 우선 회원제로 운영하되 기독교 신자가 아니어도 실직의 아픔을 딛고 재기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이나 창업에 나서고자 하는 사람이면 모두 회원가입이 가능토록 했다.
본인이 원할 경우 일요일 예배에 자유로이 참석할 수 있으며 일요일 예배도 사업가들의 특성을 감안해 오전 9시로 정해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鄭원장은 또 회원들에게 금전적 부담을 주지 않기위해 회비징수는 물론 예배중 별도의 헌금내는 시간을 준비하지 않는다. 교회당도 지난 8월 사비 5,000만원을 들여 30여평 규모의 임시건물을 직접 마련했다.
鄭목사는 이 모임의 강점을 『창업에 관심을 가진 동료들이 같은 입장에서 함께 논의하고 교류를 가짐으로써 창업의욕과 창업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교회 예배의 하이라이트는 「사업의 날」로 정해진 매주 수요일 오후 7시30분. 이날 회원들은 벤처기업에 대한 토론과 유명강사나 창업관련 전문가를 초빙해 스터디를 하고 회원간 실패사례나 성공사례 발표는 물론 서로 비평해주는 조언시간을 갖는다. 鄭원장은 세무회계사·변호사·은행가·사업전문 상담자 등 각 분야별 전문가를 고정회원으로 확보해 전문 컨설팅 집단을 형성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鄭원장은 이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는 전문가 공개모집에 나섰는데 현재 5명이 적극적인 동참의사를 밝혀왔다. 또 인쇄업자·건축사 등 20여명이 일반회원 가입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鄭원장은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가입의사를 밝혀오고 있다』며 『내년 3월 30여명의 창립위원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100여명의 회원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모임에도 문제점은 있다. 벤처사업에 대한 컨설팅은 가능하지만 엔젤클럽처럼 실질적인 자금지원이나 조달까지 가능하지는 않다. 또 교회라는 비영리적인 집단의 특성상 자본을 직접 모아 투자사업을 하기도 어렵다.
이에따라 鄭원장은 장기적으로 기술력이 있는 벤처사업가의 경우 투자자와 연결할 수 있도록 사업정보센터를 설립하고 울산시·중소기업청 등 관련 행정기관과의 정보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다.
鄭원장은 『교회도 사회의 한 영역인만큼 국난 극복에 예외일 수 없다』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내실있는 프로그램 준비로 위축된 창업열기를 확산시키는 요람지로 이 모임을 키워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울산=김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