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중국이나 일본 등 국제 단거리노선 저가항공시장에 신규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국내노선의 경우 저가 항공사들이 속속 등장해 앞으로 기존 요금의 절반가격으로 국내선과 국제선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는 초저가 항공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24일 인천 하얏트호텔에서 새 유니폼 발표회를 마치고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노선의 경우 저가항공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 등 단거리 국제노선의 경우 경제성이 확인되고 필요하다면 저가항공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다만 기존 대한항공이 아닌 별도법인을 신설해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노선의 경우 현행 항공요금체제로도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저가항공시장 진출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노선을 중심으로 저가항공시장에 뛰어든 기존 항공업체인 제주에어(제주 지역), 한성항공(충주 지역 중심)과 본격적인 가격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제주에어와 한성항공은 국내선에 이어 향후 2~3년 내 국제 단거리노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 저가항공시장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 항공사는 서울~제주 노선을 5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가항공 시대는 불가피한 대세이지만 중국이나 일본 등 국제 단거리시장을 놓고 국내업체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경우 업계 전체가 수익성 악화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이미 기존 요금의 절반 이상을 깎아주는 가격파괴형 항공사들이 잇따라 등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