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싸인 뇌동매매보다는 현재 증시주변 여건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합리적으로 대응 할 때라고 말한다.최근 증시여건은 미국증시 불안정, 대우채 환매 등 불안요인이 있기는 하나 급락세를 보일 정도로 악화된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이에따라 지수 급락에 당황해하며 투매에 나서기보다는 오히려 장기적 안목에서 저점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뉴욕증시 급등락 등 해외불안요인 지속되나=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에 강한 영향을 받고 있어 미국 다우 및 나스닥지수 동향이 관심사다. 미국 증시는 그동안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금리인상폭이 0.25%포인트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안정을 찾고 있다.
금리인상이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증시에 선반영되면서 나스닥지수는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다우지수는 다소 혼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불안정한 모습은 상당히 개선된 모습이다.
연초 순매도를 보인 외국인들이 최근에는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게 해외증시 불안이 안정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미국 증시 불안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신증권의 나민호(羅民昊)투자정보팀장은 『미국 증시가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악영향이 많이 소멸됐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증시 발목을 잡는 악재로 남아있다.
◇프로그램매도물량등 단기수급 불균형=현재 선물연계 차익거래 물량은 19일 현재 7,200억원(신고된 금액)에 이르고 있다. 사상 최고였던 1조4,000원에서 50% 정도 급감했다.
하지만 규모가 많이 줄었다 해서 안심할 사항은 아니다. 베이시스 폭이 줄어들 경우 언제든지 매물로 쏟아질 수 있다. 지난 19일 종합지수가 급락한 데는대규모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선물전문가들은 베이시스 폭이 1포인트 이하로 축소될 경우 매물이 나오고 0.5포인트 이하로 줄어들 경우 본격적으로 나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고 꼭 악재만은 아니다. 베이시스 폭이 확대될 경우 감소액 만큼 매수세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전의 양면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선물 동향을 점검하며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동안 투신의 발목을 잡으며 증시에 매물압박요인이 됐던 스폿펀드의 대규모상환은 어느정도 마무리가 됐다.
◇대우채 환매와 투신권 매매 동향=예고된 악재는 없다는 말 처럼 지난 11월대란설에 이어 이번에도 큰 파장없이 대우채 환매문제를 극복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일부에서는 투신권이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3조원 이상 보유 유가증권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대우채환매와 관련한 금융시장 혼란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대우채 환매와 관련해 투신권에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하고 이를 위해 35조원의 자금을 마련한다고 밝히는등 강한 문제 해결의지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투신권이 그동안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하고 있는 게 이를 입증하고 있다. 투신권은 지난 13일부터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19일까지 4,323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대한투신 관계자는 『정부 지원과 자체 자금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내달 대우채 환매는 큰 어려움이 없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더이상의 급락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채 환매와 일부종금사의 자금악화설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정부가 대비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단기적인 증시 수급불균형도 상당부분 해소돼 뉴욕증시 등 해외요인서 돌발악재만 터지지 않으면 증시는 안정을 되찾으며 상승 모멘텀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배기자LJB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