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日 경제침체 심화 '불똥'

[침체냐 조정이냐 세계경제 기로]불안 휩싸인 이머징마켓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전체의 3분의 1 가량을 점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침체 양상을 더해가면서 대미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중남미국 등 이른바 이머징 마켓도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일본경제까지 더욱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이머징 마켓 국가들은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타격이 심각한 상태고 중남미는 미국경제 침체로 인한 외국자본 이탈 조짐에 불안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국들은 미 경제 침체 장기화에 대비한 정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 대부분 국가들은 미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30% 이상으로 매우 높은 수준. 이에 따라 미 경제가 호황이면 아시아도 호황을 맞는다. 지난 97년 아시아 국가들이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미 경제의 호황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둔화되면서 미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자 아시아 국가들도 대미수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마저도 지난 1월 미국에 대한 수출증가율이 전월대비 0.8% 상승에 그쳤다. 이는 18개월만에 최저치인 동시에 지난해 미국에 대한 수출이 전년대비 30% 증가한 것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치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 주식시장을 탈출한 돈이 아시아에 투자될 가능성 또한 낮다는 점도 또한 문제다. 지난 90년 미 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당시 미국을 탈출한 자본 중 상당부문이 아시아에 투자되며 대미수출 감소를 자본 순유입으로 메울 수 있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시장을 탈출한 자금의 아시아 지역 투자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 경제침체를 가장 불안한 눈으로 바라 보고 있는 곳을 중남미로 지적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대부분 국가들은 엄청난 대외 부채를 안고 있다. 미국경제 침체에 따른 세계경제 불안이 지속되면 다시 한번 대규모 외자이탈 현상이 중남미에서 발생할 거라는 것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달 터키가 금융위기에 빠지자 많은 전문가들은 인접한 다른 동유럽 국가가 아닌 중남미 국가들로 그 위기가 전염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외국의 금융위기에 적극적인 개입을 자제하겠다던 부시 행정부가 IMF를 통해 터키 외환위기에 즉각 개입한 것도 중남미로 위기가 확산될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문제는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미국이 적극적인 지원을 펼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진다는 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들 국가의 금융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이 지역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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