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울산 아파트 분양시장 급랭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업체 사업포기·유보 잇달아<br>실수요자 이탈도 늘어 대단지 미분양 속출


전국 최고의 아파트 분양시장으로 통하는 울산지역에 최근 들어 건설업체들의 사업포기나 유보사태가 잇따르고 기 분양에 나선 아파트들도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분양가 상승율 전국 1위, 아파트 전세가 상승율 전국1위로 그동안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 광풍을 주도했던 울산지역에도 아파트 시장 침체 사태가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6일 울산시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울산지역에서 분양을 준비 중이던 상당수 건설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이후 시작된 분양침체 현상이 장기화되자 당초 예정했던 분양시기를 조절하거나 일부는 아예 사업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울산시 중구 우정동에 40층 짜리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던 H건설은 최근 사업성 하락 등으로 사업을 포기했다. 이 회사는 당초 시행사가 제시한 평당 1,100만원~1,200만원의 분양가로는 더 이상 수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구 천곡동과 중산동 일원에 대단위아파트 건립을 추진중인 S건설과 K건설 등은 지난해 하반기 울산시로부터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분양시장 불투명으로 아직 분양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회사측은 특히 올 상반기에는 본격 분양계획을 잡고 있지만 울산지역 시장 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상태여서 분양시기를 놓고 크게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서읍 천상 일대에 500~600세대 규모의 아파트 공급을 추진중인 모 건설사도 지난해말 인근에 분양중인 대단지 아파트가 예상 밖의 미분양 사태를 겪자 사업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함께 지난해 하반기이후 아파트 분양에 나선 업체들의 경우도 현저하게 낮은 분양률로 인해 업체마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울주군 범서읍에서 1,000세대규모의 아파트를 분양중인H사의 경우 미분양 세대에 대해 계약금 5%에도 미치지 않은 5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있지만 계약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남구 신정동에 분양중인 D건설도 계약금 5%, 중도금 60%이자 후불제, 발코니 확장과 새시 무료제공 등의 조건을 내걸고 미계약 물량을 선착순 분양하고 있지만 미분양 물량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울산시내 주요 아파트 가격이 인근 부산과 비교해도 평균 2배 이상 비싸 실 수요자들의 이탈이 급증하고 있다”며 “실제로 지난 12월 한 달 동안만 울산을 떠나 부산 해운대 신도시 아파트로 이주해간 세대수가 200여세대에 달하는 등 탈울산이 가속화하는 상태여서 앞으로 분양시장이 회복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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