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엄홍길(39). 히말라야 8,000M이상 고봉 14개 완등을 목표로 삼고 있는 그에게 이제 남은 건 4개뿐. 지난해 연말 동반등정 경험이 있는 스페인 바스크팀의 휘니토의 권유를 받은 엄홍길이 네번 실패의 경험이 있는 안나푸르나1봉에 재도전했다.세계 여성산악인 최초로 갓셔브름2 무반소등정에 성공한 지현옥(38)은 엄홍길의 동반등정 요청을 수락했다. 세인들이 쉽게 바라볼 수 있게 인상적으로 솟아있는 안나푸르나1봉은 그러나 83년 산악인 정양근이 유명을 달리한 곳이다.
엄홍길의 네번에 걸친 안나푸르나 등정도 만만치 않았다. 동행한 셰르파가 자신의 눈앞에서 크레바스에 추락사했고 정상을 눈앞에 두고 치명적인 중상으로 후퇴를 거듭해야 했던, 결코 엄홍길을 허락할 것 같지 않은 산이었다.
MBC 스페셜 취재팀은 「산을 대하면 언제나 자신의 오만을 깨닫게 되고, 준엄한 교훈을 얻는다」는 엄홍길·지현옥의 안나푸르나 등정에 동행했다. 이들의 안나푸르나 등정은 지난 3월26일부터 한달 보름간 이어졌다. 이 동행기는11일 오후11시15분에 특집으로 방영된다.
원정길에 앞서 83년 안나푸르나에서 사망한 선배 산악인 정양근의 추모비 앞에 선 그들은 『꼭 살아돌아와 다시 여기 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빌었다.
지난 4월29일. 엄홍길과 지현옥, 그리고 MBC 카메라맨 박창수 대원은 안나푸르나 1봉을 밟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하산하던 중 행방불명된 지현옥은 돌아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