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삶이 퇴보하고 있다.
6일 AP통신은 최근의 경기침체로 미국인들이 이전까지의 편리한 생활을 점점 포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유통업체인 웨스트필드 그룹은 미 전역에 위치한 55개 쇼핑몰의 영업시간을 1시간씩 단축했다. 미국인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영업을 오래 할수록 손해인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웨스트필드 쇼핑몰 외에도 '반 폐업 상태'로 운영하는 상점들이 늘면서 아무 때나 쇼핑을 즐기던 생활은 옛날 이야기가 됐다. 오히려 싼 물건을 사기 위해 더 먼 상점을 찾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
공공서비스 부문도 시민들의 편의보다는 절약을 우선시하고 있다. 텍사스 주 댈러스 시는 최근 재활용쓰레기 수거 횟수를 주 2회에서 1회로 줄였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서다. 미국 우정청은 이용객이 적은 지방 우체국들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어린이들마저 '불황 모드'에 접어들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올해 10살인 드미트리 월프 마리스는 최근 몇 달간 동네 이웃들의 집안일 등을 거들며 돈을 벌었다. 드미트리의 어머니가 수년째 실직 상태인 데다가 지난달 아버지마저 해고당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드미트리는 집 근처 맥도날드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하지만 미국 노동법에 따르면 16세 이하 유소년층이 집안일 돕기나 신문배달 등 외의 직업을 갖는 것은 불법이다.
16세 이상 청소년층은 아예 자퇴하는 경우도 많다. 매사추세츠 주의 레니 교육정책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매사추세츠 주 고등학생 중 20%가 졸업을 포기한다"며 "이들 대부분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학업을 중단한다"고 지적했다.
서민층 인구 비중이 높은 콜로라도 주 푸에블로 시의 한 초등학교 상담교사는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이 모양이라는 게 수치스럽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