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 금융기관 M&A 급물살

"美씨티·JP모건등 시장잠식에 위기감" <br>스페인 SCH,英애비은행 인수계기로 BBVA·도이체방크등도 대상물색나서

스페인의 최대은행인 산탄데르 센트랄히스파노(SCH)가 영국의 애비내셔널(Abbey National)은행을 인수한 것을 계기로 유럽 금융기관들의 인수합병(M&A)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유럽에서 단일통화인 유로가 통용되면서부터 기대가 커졌던 은행간 M&A작업에 산탄데르의 애비은행 인수가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형 은행간 M&A의 다음 주자로는 산탄데르은행의 최대경쟁자인 스페인 BBVA를 비롯해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토, 프랑스 BNP, 독일 도이체방크, 네덜란드 ABN암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몇 년간 미국계 은행인 씨티그룹과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는데 위협을 느끼고 있어 인수대상을 물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세계 금융업계는 지난 90년대 초반 은행과 보험, 은행과 증권 등 다른 업종간 합병을 통해 영업부문을 확대한 데 이어 최근에는 동종업종 간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키우고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수익이 안정적인 소매금융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은행들은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 투자하기 보다는 다른 은행과의 M&A를 통해 기존 영업망을 흡수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산탄데르와 애비은행도 각각 스페인 및 남미지역과 영국에서 소매금융에 강점을 갖고 있던 곳으로 이번 M&A를 계기로 고객망을 중남미와 영국 및 남유럽으로 넓힐 수 있게 됐다. BBVA는 특히 경쟁사인 산탄데르은행이 애비은행 인수에 성공해 유럽 4대 은행으로 커지면서 다급해진 상황이다. BBVA는 이탈리아 파트너인 BNL과의 합병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는 다시 BNL의 라이벌인 유니크레디토를 자극해 M&A 작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이체방크는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 씨티그룹은 물론 크레디스위스 및 여러 개의 영국 은행과 접촉하고 있다. 산탄데르은행과 합병 논의를 진행했던 HVB는 코메르츠방크와 조만간 구체적인 합병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메르츠방크의 피에르 브라운 애널리스트는 “산탄데르의 애비은행 인수는 유럽 은행간 M&A에 물꼬를 텄다”며 “유럽 대형 금융기관들의 규모는 이제 200억~400억유로에서 500억유로 이상으로 커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유럽 은행간 M&A가 활성화하는데 장애물도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화는 단일화됐지만 국가간 규제와 세제차이 및 문화차이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유럽 은행간 M&A에 부정적인 전문가들은 합병 은행들이 조직간 문화충돌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규제차이를 극복하느라 비용절감에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밖에 올 초 대형제약사인 스위스 노바티스와 프랑스와 독일 합병기업인 아벤티스간에 원만하게 진행되던 합병 논의가 정치적인 문제로 깨졌던 것처럼 은행간 M&A에 정치적인 입김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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