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주택 분양에 나서고는 있지만 계약률이 저조해 울상을 짓고 있다.
여기에다 여름철 비수기가 끝나더라도 분양시장이 호전될 가능성은 낮아 일부 업체들은 분양 시기를 늦추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화성 향남지구, 부산 정관지구 등 주택업체들이 대규모로 동시분양에 들어간 지역에서조차 계약률이 기대 이하에 그치고 있다.
주택건설업체는 마케팅 전략을 이유로 계약 현황 등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계약률이 전체 가구의 30%에도 못미치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화성 향남지구에서 분양중인 A업체 관계자는 "초기 계약률이 50% 정도만 돼도 성공이라는 게 이곳에서 분양중인 업체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라면서 "분양에 들어가기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초기 계약률은 대체로 분양에 들어간 뒤 3개월 이내에 성사되는 계약의 비율이다.
이 관계자는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업체들이 무이자 대출, 이자후불제 등의 조건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 정관지구에서 분양에 들어간 업체들도 고전하기는 마찬가지이다.
B업체 관계자는 "현재 부산의 분양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는 초기에 40%만 계약해도 다행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당첨자 계약에 이어 미계약분에 대한 선착순 계약까지 해도 40%를 넘기기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산 정관지구의 청약경쟁률은 업체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평균 1대 1 수준은 됐지만 당첨자중 실제 계약하는 경우는 20-30%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동시 분양하는 이들 지역과 달리 한 업체가 단독으로 분양하는 지역에서는 상태가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업체 관계자는 "계약률이 1%밖에 안되는 지역도 있다고 들었다"면서 "그렇지만주택업체들은 늘어나는 금융비용 등으로 인해 분양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토목, 플랜트 등을 함께 하는 업체의 경우 주택만 전문으로 짓는 업체에 비해서는 나은 편이어서 분양 시기를 늦추는 등의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