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수선물시장] '한탕주의' 만연 투자주의

주가지수선물시장이 투기장으로 변질되고 있어 투자주의가 요망되고 있다.현물주식 가격 급락에따른 투자위험을 회피하는 헤징(HEDGING: 위험분산)을 위해 설립된 선물시장이 한탕주의식 투기거래가 만연하고 있다. 주가지수선물은 주식투자를 할때 주가급락에 따른 투자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유용한 투자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는 주식투자와 별개로 주가지수선물만 거래하는 투자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이로인해 하루사이에 투자원금을 모두 날리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올초 주가지수선물거래액은 하루 1조4,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2조5,000억원대로 급증했다. 또 연초 1만여명의 투자자수도 2만여명으로 급증했고 계좌수도 3,000여개에서 5,000개로 늘었다. 이처럼 선물투자자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주식투자 가격변동폭은 하루 24%인데 반해 선물투자는 가격변동폭이 하루에 수백% 에 이르기 때문에 단기에 큰돈을 벌수 있다는 환상때문이다. 선물시장은 주식과 달리 돈을 버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잃는 사람이 있는 「제로섬 게임」이다. 선물투자자 중에는 몇백억원의 돈을 가진 이른바「큰손」도 있고 수천만원의 돈을 들고 한탕의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들도 있다. 서울 방배동에 사는 박모씨(44)는 투기적인 선물투자로 큰 돈을 잃은 케이스다. IMF사태 이후 보유부동산의 급락으로 큰 손해를 입은 박씨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손해를 보충할 방법이 없자 선물시장에 뛰어들었다. 한달만에 10억원을 날렸음에도 박씨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 거의 매일 증권사에 출근하다시피하면서 투기에 열중하고 있다. 증권사의 계약직으로 일하는 L씨는 고객돈을 끌어드려 당일치기 매매를 하는 방법으로 처음에는 꽤 돈을 벌었다. 그러나 예상이 한번 빗나가자 하루 아침에 투자원금 전액을 날리고 말았다. 이처럼 고객의 돈을 끌어들여 선물도박에 열중하는 증권사의 딜링룸은 못해도 수백군데는 된다는게 증권업계의 추정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선물은 주식투자와는 달리 투자원금 전액을 불과 몇시간만에 다 잃을수도 있다』면서『떼돈을 벌수 있다는 잘못된 환상에 빠져 수천명의 개인투자자가 선물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나 투신사와 같은 기관투자가 역시 선물거래의 투기화에 일조하고 있다. 지난달 환은살로먼스미스바니 증권사는 옵션거래 만기일날 대량의 주식을 사겠다고 공시한 다음 불과 몇분만에 이를 번복했다. 잠시동안의 가격급변을 노린 불공정 행위로 기관은 큰 돈을 벌었지만 상대방들은 큰 손해를 입었다. 그러나 증권감독기관도 선물거래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해 불공정거래에 대한 증거색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업계전문가들은 거래대금이 주식시장의 2.5배를 넘어선 선물시장이 양적으로만 팽창하고 있는 불안정한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선물시장의 투기화는 그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전투자 풍토를 저해시키고 있다. 투기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양적으로 급팽창한 선물시장이 조금만 움직여도 주가지수는 요동을 친다. 선물 전문가들은『잘만하면 큰돈을 벌수 있다는 그릇된 가치관으로 선물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수익이 높으면 리스크도 높은만큼 개인투자자들은 직접투자보다 투신사등을 이용한 간접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강용운 기자】 강남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