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가상·현실공간을 넘나드는 형제 작가

권두현·두영씨 사진·CG 작품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서 전시

권두영의 '말레피센트(Maleficent)' 중 캡쳐장면 /사진제공=아라아트센터

공간(空間·space)의 의미는 상대적이다. 심리학적으로, 역사적으로, 혹은 경험에 의해서 우리는 동일한 공간일지라도 제각각 인식한다. 이는 같은 환경에서 나고 자란 형제도 마찬가지다.


현실공간에서 초현실적 이미지를 만드는 사진작가 권두현(46)과 가상공간을 다루는 뉴미디어작가 권두영(42) 형제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2,3층에서 2인전을 개막했다. 이들 형제가 협업 형태로 전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상과 현실의 공간 개념을 되새겨보고자 한 것이 둘을 한 곳에 엮은 전시의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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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디자인을 시작으로 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에서 컴퓨터 그래픽스(CG)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KGIT 뉴미디어 학부 부교수로 있는 동생 권두영. 그의 작품은 미지의 가상공간을 장악한 SF 캐릭터를 보는 듯하다. 그러나 단순히 '존재'에 그치지 않는다. 이 디지털 존재들은 작품 앞에 선 관객의 움직임을 반영해 몸짓으로 반응한다. 작가는 "행위 자체가 공간이고, 움직임은 공간의 실체를 확인하는 증거"라며 "가상공간이 현실공간에 끼어들었고 이들 이중공간이 서로의 예술적 행위를 통해 또 다른 하나의 개념이 된다"고 설명한다.

반면 사진작가 권두현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며 철학적인 방식으로 '기억'을 다룬다. 그는 일상 속에서 흘려버리는 공간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고정시킨다. 그러나 실재를 포착하기만 한 사진이 아니다. 그의 작품 속에서는 물이 빛처럼, 혹은 빛이 동물처럼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 관객을 혼란케 한다. 분명 현실공간을 촬영한 것이지만 꿈에서나 볼 법한 초현실적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대상에 감정을 이입한 작가가 빛을 응용하고, 회화의 요소인 점·선·면·질감·운동감 등을 활용한 까닭이며 붓질을 하거나 CG기법을 사용한 것은 결코 아니다. 뉴욕 프랫인스티튜트를 졸업한 권두현은 갤러리현대·아트사이드 등 주요 화랑에서 사진 개인전을 열었고 회화로 작업 영역을 확대한 후 2013년 영은미술관에서는 회화작품을 선보였다. 현재는 독일 스피너라이아트센터 HALLE14 스튜디오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30일까지 계속된다. (02)733-1981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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