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임기 만료 앞둔 두 CEO의 승부수

지방은행 인수로 새 도전 나선다

왼쪽부터 한동우 회장, 조준희 회장

●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신한사태 추스른 구원투수 탕평인사로 조직안정 이뤄
광주은행 인수 성공땐 금융당국 지원사격도 기대

● 조준희 기업은행장
중기대출·개인고객 확대 등 브랜드 제고에 힘쏟아
경남銀 인수통한 양적성장 제2 도약 위한 절호의 기회



요즘 금융계의 최대 화두는 우리금융의 지방은행 매각이다.

당연히 유력 인수 후보인 신한금융과 IBK기업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두 조직의 수장은 임기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

광주은행 인수전에서 단연 앞선 신한금융의 한동우 회장은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고 경남은행 인수 경쟁에 뒤늦게 합류한 기업은행의 조준희 행장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무렵인 올 12월27일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흡사 결승선(임기 만료)을 앞두고 막판 스퍼트(지방은행 인수전 참여)를 올리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두 수장의 연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서게 만든다. 이미 금융계 인사들은 두 수장이 재임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게 아니냐는 관전평을 내놓고 있다.

◇한동우 회장, '신한 사태' 연착륙하고 화려한 2막 꿈꿔=실제 신한금융의 경우 11월 회장추천위원회가 가동될 예정이다. 수장 거취 문제가 자연스럽게 입길에 오르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지난 2011년 뒤늦게 빛을 보며 구원투수로 등판한 한 회장은 내부 권력투쟁으로 일컬어지는 '신한 사태'를 잘 추스르고 신한금융을 반석 위에 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실적만 봐도 괜찮다.


취임 첫해 3조1,000억원의 순이익으로 국내 금융그룹 중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3조원을 넘겼고 지난해도 유일하게 2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도 회장 교체 등의 문제로 홍역을 겪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월등한 실적을 올렸다.

관련기사



올 5월에는 신한 사태로 흠집이 간 인재를 등용하는 탕평 인사로 그룹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당시에도 금융계 안팎에서는 내부 다지기를 통해 연임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특히 저절로 차기 신한금융 회장 후보 자격을 얻게 되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상당수가 젊은 축에 속하는 데다 연임에 성공한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내후년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어 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심 끝에 나선 광주은행 인수 경쟁에서 성공할 경우 재임 도전 시 금융당국의 보이지 않는 측면 지원 사격을 기대할 수도 있다. 실제 올 3월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 당시 한 회장이 차입금 규모가 여전히 7조원이나 된다며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했음을 떠올리면 광주은행 인수전 참가를 연임을 위한 포석과 연계하는 시각이 전혀 생뚱맞다고 보기도 어렵다.

◇기업은행을 반석에…또 다른 성장 무기로 연임 도전=내부 출신 첫 행장인 조 행장도 그간 연임을 위해 차곡차곡 벽돌(치적)을 쌓아왔다고 볼 수 있다. 표현부터 귀에 쏙 들어오는 '원샷 인사(임직원 인사 하루 만에 실시)'를 도입했고 중소기업 대출금리 '한 자릿수 인하' 단행, 국민 진행자(MC) 송해 기용을 통한 고객 유치 등으로 기업은행의 브랜드를 한껏 고양시킨 측면이 있다.

실적은 신한은행에 비해 처지긴 하지만 국책은행의 정체성을 감안하면 나름 준수한 편이다.

조 행장 입장에서 경남은행 인수는 새로운 도약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다만 인수 작업 도중에 임기가 만료되는 데 따른 부담이 작지 않고 기업 금융에 특화된 은행이 일반 지방은행 인수에 나서는 데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재임 기간 실적에 양적 확대(경남은행 인수)까지 맞물릴 경우 조 행장의 연임에 브레이크를 걸기는 쉽지 않다.

금융계 관계자는 "임기가 임박한 시점에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항상 이런 저런 말들이 나기 마련"이라며 "결국 CEO가 진정성을 갖고 조직의 발전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면 억측과 추측은 수그러들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