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퇴출 위기에 놓인 코스닥시장 상장사에 투자를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스프리트는 이 전 부회장과 엠엠씨헤세드를 대상으로 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선다. 이번 CB 발행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이 전 부회장과 엠엠씨헤세드가 각각 10억원을 투자한다.
‘애니콜 신화’의 주역인 이 전 부회장이 인스프리트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 달 6일 인스프리트가 실시한 19억9,991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회사 기술고문으로 활동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투자 결정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인스프리트가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 부적정 등으로 퇴출 위기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인스프리트는 이 날까지 감사의견 부적정 등을 해소치 못할 경우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전 부회장이 인스프리트를 퇴출 위기에서 탈출시키고자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자율이 0%고 전환가액도 1,240원으로 현재 주가(1,085원)보다 14,29% 높아 실질적인 투자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유상증자와 CB 발행 등 주식 확보로 이창석 대표(지난 해 말 현재 지분율 9.13%)에 이어 잠정적으로 2대 주주에 오른다는 점에서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이 전 부회장이 인스프리트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인스프리트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투자는 전략적 투자자이자 회사 기술고문으로 나서기로 한 유상증자 참여의 연장선상”이라며 “회사가 퇴출 기로에 서 있는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게 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CB 인수로 잠정적인 2대 주주로 올라선 만큼 앞으로 경영권 관여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