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3구 집값 상승세 꺾였다
매물은 연초보다 늘었지만 매수세 없어 썰렁상계동 벽산 99㎡형은 최근 50만원 떨어져"단기간 급등에 부담…일시적 조정국면 돌입"
이유미 기자 yium@sed.co.kr
“매물은 오히려 올 초보다 늘었지만 매수세가 없어 시장이 썰렁합니다.”
올 초 강북발 집값 불안의 진원지로 지목받았던 노원구ㆍ도봉구ㆍ강북구 등 이른바 ‘강북3구’의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간 집값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국면이라는 분석이지만 올 하반기에 연초와 같은 가격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강북3구의 집값은 지난 3~4월을 최고점으로 점차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원구의 경우 2월과 3월 각각 0.94%, 0.99%의 집값 상승세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전체 집값 상승률인 0.31%(3월)와 0.33%(4월) 대비 3배가량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4월과 5월에는 각각 0.32%, 0.23%의 상승세를 보이며 서울 지역 평균 집값 상승률인 0.24%(5월 기준)와 비슷한 수준까지 가격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실제로 노원구 상계동 벽산아파트 99㎡형의 경우 3월 최고 3,000만원까지 상승했던 집값이 4월과 5월에는 각각 800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최근에는 50만원가량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상계동 A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비수기에 접어든데다 매수자들 사이에 그동안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강해 매수세가 뜸하다”며 “일부 매수자들 사이에 현재 강북권 아파트 가격에 어느 정도 거품이 끼었다는 시각도 있어 가격이 추가 하락할 여지도 많다”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상반기 부동산 시장의 ‘북고남저’ 현상으로 강북권 집값과 분당ㆍ용인 등 수도권 남부의 주요 부동산 시장 가격이 동조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탈 강북을 꿈꾸는 매물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면서 강북 집값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강북권 아파트 가격이 ‘숨고르기 장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부동산팀장은 “상반기 강북권 집값의 단기 상승에 대한 부담이 시장에 작용하며 일시적인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강북의 경우 뉴타운이나 경전철 등 개발 호재는 물론 각종 재개발 사업에 따른 이주수요 등 집값 불안을 자극할 요인이 여전히 풍부하다”며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 같은 집값 상승세는 기록하기 어렵겠지만 집값이 꾸준히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