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편법증여' 이건희 회장 이르면 내달 소환

검찰 "정황증거 많다. 간접증거로도 기소 가능"…7월께 수사 결론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등 핵심피고발인을 상대로 한 본격적인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그룹과 에버랜드의 전ㆍ현직) 실무이사에 대한 조사는 거의 끝났다. 점점 더 윗선으로 가고 있다"며 핵심 피고발인의 소환 조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1996년 당시 삼성그룹 전ㆍ현직 이사들의 소환 조사 등을 통해 에버랜드CB가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삼성전자 상무)씨 4남매에게 넘겨지는 과정에 삼성비서실이 깊숙이 개입한 단서를 포착하고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차원의 공모가있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달중 보강조사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부터 이건희 회장과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 현명관 당시 비서실장 등 핵심 피고발인들과 이재용 상무를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5ㆍ31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제주지사 후보로 출마한 점을 감안해 소환 조사를 6월 이후로 늦춰줄 것을 간접 요청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먼저기소된 허태학ㆍ박노빈 전ㆍ현직 에버랜드 대표의 항소심 재판이 7월께 끝나 형이확정된다면 다른 피고발인들의 공소시효도 동시에 만료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이들 피고발인에 대한 조사를 가급적 6∼7월 사이에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검찰은 이건희 회장 등 핵심 피고발인이 소환되면 이재용 상무 등에게 에버랜드CB가 저가에 배정될 수 있도록 에버랜드의 기존 주주들에게 CB를 배정받을 권리를포기토록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한 뒤 혐의가 드러나는 피고발인에 대해서는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에버랜드 CB를 발행했다는)정황 증거는 많이 찾아냈다. 간접 증거로도 기소를 할 수 있다"고 언급, 주요 피고발인에 대한 형사처벌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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