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획기적인 주택 공급확대가 대안이다

수도권 전역에서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자 다급해진 정부가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월간 집값 상승률이 지난 2003년 5월의 1.6%에 이어 3년반 만에 최고치인 1.3%를 기록했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수요억제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장담하던 정부가 다급해질 만도 하다. 정부는 앞으로 건설되는 신도시 등에서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국가가 부담하고 용적률과 건폐율 등을 높이는 방법으로 아파트 분양가를 낮출 계획이다. 또 신규 공급지의 조속한 택지지정과 예정 물량의 사전 예고로 불안심리를 막을 방침이다. 이밖에 소형주택과 전ㆍ월세 대책으로 다세대ㆍ다가구 주택 및 오피스텔 공급을 늘리고 주택공사의 임대주택 공급확대 방안 등도 강구하기로 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은 결국 정책의 실패라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실책이다. 그 동안 부동산대책을 주도했던 참여정부의 핵심 참모들은 세계적인 저금리와 김대중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 수도권 집중 현상 등을 탓하겠지만 서울 강남에 집 한 채를 사기 위해 68년 동안 돈을 모아야 하는 서민들은 더 이상 참여정부의 부동산대책을 믿을 수 없게 됐다. 출범 첫해인 2003년 10ㆍ29 대책 때 확실한 공급대책만 제대로 추진했어도 지금과 같은 대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긴급대책으로 검토된 방안들도 논란이 없지 않다.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입주자와 적절하게 분담할 방안을 강구한다지만 필연적으로 재정부담과 형평성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또한 개발밀도를 높여 아파트 분양가를 낮춘다지만 결국 쾌적한 환경의 고급 아파트 수요는 외면하는 셈이 된다. 이밖에 공공택지 내의 모든 택지를 국가가 소유하는 ‘택지공영제’의 경우 땅값 비중을 줄일 수는 있으나 장기과제에 지나지 않고 내년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분양원가 공개확대 방안도 민간주택 건설을 위축시킨다는 측면에서 반론이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참여정부로서는 답답하겠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수요 억제책들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보아야 할 때이다. 남은 것은 시장원칙에 입각한 획기적인 공급대책 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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