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군의 최후 보루인 수도 바그다드가 4일 사실상 완전 포위되면서 연합군이 바그다드 고립을 통한 장기전으로 갈지, 아니면 시가전을 감수하며 속전 속결 전략을 구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상 유례 없는 가공할만한 공습으로 이라크 전력이 심대한 타격을 입은 데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유고설이 나돌고 있는 만큼 양측 모두 대규모 희생자를 낼 수 있는 전격 시가전보다는 바그다드를 장기간 고립시키면서 반대파나 민중의 폭동을 유발, 스스로 붕괴시키는 전략이 유력시되고 있다.
리차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이 이날 “바그다드가 기본적으로 고립됐을 때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이라크 군부와 연락하고 물과 전기를 통제할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다”고 말해 고립 작전이 심각하게 고려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연합군은 개전 이후 바그다드 외곽까지는 이라크군의 거센 저항 없이 파죽지세로 올라왔지만 바그다드 전투는 양상이 다를 것이란 점도 `고사`작전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라크측이 최후의 결전이 될 바그다드 시가전에 대비, 최정예 공화국 수비대 상당수를 바드다드내로 이동시켰고 후세인과 최후를 같이할 특수보안기구(8000여명)와 특수공화국수비대(1만5000여명)이 민간인과 섞여 시내 곳곳에서 결사 항전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연합군은 마냥 포위만 한 채 팔짱을 끼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그다드 시내 군사 요충지 등 전략 거점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며 헬기를 통한 특수 부대 투입 등 게릴라전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전력 시설 공습으로 바그다드 시내가 개전 이후 처음으로 정전되는 것과 동시에 영국 육군의 특수부대 SAS와 미 특수부대가 시내로 잠입했다.
특수부대의 파상적 공세를 통해 이라크 전력 파악 및 지휘부 통제력을 약화시킴으로써 고립 작전을 단기에 끝내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