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늦어질수도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국세수입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세수증가에 효자노릇을 했던 법인세, 증권거래세, 특별소비세 등이 올들어 경기쇠퇴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들었거나 소폭 늘어나는데 그쳐 올해 세수확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4월중 부과세 예정신고, 12월말 결산법인 법인세 분납(납부세액 1,000만원이상), 5월중 종합소득세 신고, 7월중 부과세 확정신고 등이 올해 세수 목표달성 여부에 주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과 개인사업자 입장에서는 자칫 실적부진과 세금압박의 이중고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업들 실적 악화, 세수악화로 나타났다
1ㆍ4분기 세수(稅收)실적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법인세수가 지난해보다 4,737억원 줄었다는 것이다.
1분기를 기준으로 법인세수는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증가했으나 지난해를 정점으로 올해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국 24만2,000개의 등록 법인중 23만3,000여개의 법인이 12월 결산법인이고 이들이 3월말까지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법인세를 신고ㆍ납부했다.
따라서 1분기 법인세수가 줄었다는 것은 기업들의 실적이 99년에 비해 2000년에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의 올해 매출과 직결되는 특별소비세수도 최근 소비둔화에 따라 당초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소세는 냉장고, TV,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승용차 등에 부과되고 매월 기업체가 납부하기 때문에 경기동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올들어 3월까지의 특소세 세수는 1조876억원 지난해보다 553억원이 늘었으나 올해 전체 세수목표가 지난해 1조7,815억원에서 3조381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데 비해 증가율이 미미했다.
이와 함께 증시 부진의 영향은 증권거래세 세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증권거래세는 지난해 1분기에는 8,385억원이 걷혔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3,782억원이 줄어든 5,026억원밖에 걷히지 않았다.
주식시장이 계속 침체할 경우 지난해보다 3배이상 잡아놓은 증권거래세 세수도 목표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세수 목표 달성 불투명하다
1분기까지의 세수실적으로 올해 세수목표달성을 예단하는 것은 이르다. 법인세, 특소세, 증권거래세 등이 부진을 보이고 있으나 부가가치세, 주세 등 다른 세목들의 세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침체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법인세수 등 기업실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세수들이 호전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세수 목표달성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세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올해 예산이 실질 성장률 기준으로 6~7%성장할 것으로 전제한 상태에서 짜여졌기 때문에 성장률이 이를 계속 밑돌 경우 세수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
실제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2.6%, 2분기 9.7%, 3분기 9.2%, 4분기 4.6%였으며 올해 1분기도 4%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세수목표 달성 여부는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종합소득세 확정신고와 7월로 예정된 부과세 확정신고(1~6월분) 결과과 집계되면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예산사업 차질 우려된다
올해 정부예산중 국세수입은 지난해 예산안보다 17조원이 늘어난 85조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실제 지난해 국세수입이 경기호조로 예산안보다 13조2,000억원이 늘었기 때문에 예산당국으로서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세수확보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법인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이에 따라 세수가 부족할 경우도 전혀 배제할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세수부족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와 연계된 세출예산쪽의 예산집행에도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기업들의 실적이 계속 나쁠 경우 하반기이후 예산사업의 차질도 불가피하다.
이 경우 경기 침체- 세수 부진- 재정지출 둔화- 경기 침체의 악순환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온종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