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강산관광 파행 치달아

관광객 급감…이달 40편중 10편 운항취소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이 파행운행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상선은 오는 12~27일 출항 예정이던 40여편의 금강산 유람선 및 쾌속 관광선 중 10편의 운항 일정을 취소했다고 10일 밝혔다. 현대가 정기 선박수리 등을 제외하고 유람선 관광을 중단한 것은 지난 98년 11월18일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출항이 취소된 선편은 '현대 풍악호' 12, 15, 21, 27일 4개 항차와 '현대 봉래호' 14, 17, 20, 26일 4개 항차, '현대 설봉호' 12, 18일 2개 항차다. 현대는 이들 관광선을 예약한 관광객에게 다른 선편을 이용하도록 권유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환불해 줄 예정이다. ◇배경 국내경기가 침체국면에 들어간 데다 금강산 육로관광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람선을 이용한 관광객수가 급감하고 있어 이번 운항축소는 예견돼왔다. 1월 관광객수는 6,472명, 2월 7,349명, 3월 1만443명으로 지난해 1월 1만3,000명, 2월 1만6,000명, 3월 2만1,000명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카지노 및 면세점 사업허가가 지연되고 있어 현대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금강산 관광사업으로 연간 700억~800억원씩 적자를 보고 있으며 올해는 1,000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이제는 뭔가 결론이 나와야 할 시기이며 획기적인 돌파구가 뚫리지 않으면 금강산 사업은 파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망 성수기로 접어드는 5월 이후에도 관광객이 늘어나지 않고 카지노 및 면세점 허용 조치가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현대상선은 운항편수 축소에 이어 운항선박 감축 등 보다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가 곧바로 금강산 관광사업에서 철수하지는 않겠지만 명맥만 잇는 선에서 최대한 비용절감에 나설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유람선을 운항하는 현대상선보다 대북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현대아산이다. 상선은 카지노ㆍ면세점 사업이 허용될 경우 적자폭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산은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고 주주들의 사정도 여의치 않아 증자도 불가능한 처지다. 북한측에 보내야 할 금강산 사업대가 2ㆍ3월분 1,000만달러도 아직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북한측이 관광대가를 월 1,200만달러에서 600만달러로 줄여줘도 월 350만~400만달러의 적자를 피할 수 없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따라서 금강산 사업은 현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선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금강산 사업을 계속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은 정부에게 달려 있다. 현대는 카지노 및 면세점 사업을 즉각 허용하고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남북교류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살리기 위해 야당과 일부 지역민들의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현대를 지원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석훈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