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고이즈미 효과’로 순풍에 돛을 달 전망이다. ‘고이즈미식 경제개혁’이 새로운 원동력이 되면서 10여년간의 장기 침체에서 기지개를 켜던 일본 경제에 활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제 여건이 크게 호전되면서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 이후 최대 호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호랑이가 날개를 단 격’이란 평가다. 자민당의 압승이 경제적 측면에서 갖는 의미는 크게 두가지다. 먼저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난 달 8일 고이즈미 총리가 전격적으로 의회를 해산하면서 일본 경제는 적지 않게 정치 불확실성에 흔들렸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민당의 압승으로 고이즈미식 개혁이 속도를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자민당이 이번 총선에서 확보한 의석수 296석은 단독으로 모든 상임위 의원의 과반과 위원장을 차지해 중의원을 완전 장악하는 절대안정의석(269석)을 크게 웃도는 것. 도쿄 소시에테 제너럴의 커비 달리는 “고이즈미 총리는 이제 보다 자유롭게 그 동안 강조해왔던 개혁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외국 투자자들이 반기는 것은 바로 이점”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우정화 민영화 뿐 아니라 의료 분야와 정부 산하 금융기관 통합 등을 지지하고 있다. 도쿄 소재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펠트만은 “정부 기구에 대한 구조 개혁으로 재정 부담을 줄이고 경제 투명성도 확보한다는 고이즈미의 개혁 청사진은 일본 경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고이즈미 효과는 살아나고 있는 일본경제에 탄력을 보탤 전망이다. 실제 일본 정부가 12일 발표한 2ㆍ4분기 경제 성장률은 최근 내수와 기업 투자의 회복 조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은 당초 추정치 1.1%보다 세배나 높은 3.3%를 기록했으며, 특히 91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 성장에서 내수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 재팬이 본격화하면서 아시아 통화 동반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경제 개혁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들의 엔화 매입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한국 원화 등 다른 아시아 국가 통화도 동반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고이즈미 총리가 이번 압승에 도취해 우경화로 치달을 경우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마찰로 인해 경제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