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공연히 멋을 부리다

제3보(21~33)



조한승은 이세돌과 입단동기생인데 이세돌에게 매우 거북한 상대로 통했다. 2001년 이세돌이 32연승을 달리다가 그친 것도 조한승 때문이었고 2007년 24연승을 달리다가 제동을 당한 상대도 바로 조한승이었다. 이 대국 직전에 열린 농심신라면배 선수선발전에서도 이세돌이 패하여 물러났다. 역대 전적은 이세돌이 14승11패로 앞서지만 결정적인 판을 여러 차례 패한 이세돌로서는 이 1년 연상의 입단동기생이 언제나 껄끄럽고 거북한 상대였다. 흑21로 가만히 공배를 메우는 수가 최선이다. 한껏 압박을 하겠다고 참고도1의 흑1에 젖히는 것은 미련한 착상. 백이 6에 지키고 나면 흑으로서는 A의 약점이 남아 큰 불만이다. 그곳을 지키자니 발이 느리고 외면하자니 백이 그곳에 두는 것이 겁난다. 흑23의 치중은 공연히 멋을 부린 수였다. 백이 26으로 젖혀잇고 계속해서 30으로 젖혀잇자 좌하귀의 백이 무려 12집의 실리를 마련한 결과가 되었다. 흑이 거둔 전과는 33으로 두어 하변 백의 근거를 박탈한 것인데…. "그 한 점이 살아가긴 했지만 넘어간 자세가 아주 박약해서 전과라고 하기엔 너무도 보잘것이 없어요." 명인전의 공식 해설자인 윤현석9단의 설명이었다. 흑23으로는 참고도2의 흑1로 그냥 막는 것이 정수였다. 백2로 살 때 3으로 하나 끊어두고 5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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