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해공단 청사진' 수정 불가피할듯

북한측이 해주를 군사적 이유를 들어 반대하면서 제시한 신의주안을 현대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현대는 당초 16일 부지조사단을 파견해 현대가 생각하고 있는 해주와 북한측이 제시한 3개 후보지를 돌아보고 운송여건과 기반시설 등을 감안한 최적의 후보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한측이 일방적으로 신의주를 후보지로 제시해 앞으로 공단입지를 포함한 전체 사업의 청사진을 전면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측이 아직 공단 후보지를 정식으로 통보해 주지 않았다』며 『북측 제시안과 부지조사단의 방북 결과를 토대로 입지를 최종 결정한다는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측은 지난 95~96년 이 지역을 경제특구나 보세가공구역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는 점에서 「신의주안」은 어느 정도 내부 검토를 거친 것으로 우리측은 보고 있다. 현대는 윤만준(尹萬俊) 현대아산 전무를 단장으로 하는 실무진이 16일 방북해 현장실사를 벌이고 11월 중순께 공단입지를 비롯한 기본계획을 확정한다는 계획이었다. 또 기본계획이 확정되면 북한측과 구체적 협의를 벌인 후 12월께 최종안을 결정, 북한의 김용순(金容淳) 조선아·태평화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는 복안이었다. 현대는 공단의 1단계 사업 100만평 중에서 우선 30만평을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 2001년에는 상품을 만들어 수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은 『11월 중에 공단입지만 결정되면 사업을 밀어붙여서 반드시 내년 초에는 착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의주는 물류비용을 고려할 때 공단부지로 부적합하다는 것이 현대의 입장이다. 전력을 남쪽에서 끌어다 사용하고 공단조성에 사용되는 자재·인력 등을 육로를 통해 수송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으나 신의주로 결정되면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 또 공단에서 만든 상품을 수출하기에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현대 관계자는 『북한측이 해주를 계속 거부할 경우 해주나 신의주 외에 제3의 장소가 부지로 선정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현대측은 김고중(金高中) 현대아산 사장이 중국 베이징(北京)에 머물면서 계속 북한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어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북경협 전문가들은 『북한 내에 공업용수와 전력 등 공단 입지요건을 갖춘 곳은 신의주 외에도 청진·함흥 등 여러 곳이 있지만 물류비용 등을 고려할 때 남북경협을 위한 공단 부지로는 부적절하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말 한마디가 법으로 통하는 북한체제의 성격을 미뤄볼 때 공단부지를 둘러싼 현대와 북한간의 이견을 좁히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관련기사



연성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