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생활가전 글로벌 M&A 열풍, 국내 업계 전략은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이 연이은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요동치고 있다. 스웨덴 일렉트로룩스가 지난달 미국 GE의 생활가전사업부를 33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최근 미국 월풀이 이탈리아 생활가전사인 인데시트를 10억 달러에 사들이는 절차를 완료했다. 생활가전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으로 월풀과 일렉트로룩스가 전 세계 1·2위를 달리고 있다. 생활가전 업계는 제품교체 주기가 10년 이상으로 긴데다 오랜 기간 브랜드 가치와 신뢰를 쌓아온 기업이 많아 판도 변화가 없었다. 월풀과 일렉트로룩스 역시 미국·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해왔다. 상대방 시장을 넘보기보다 안방을 지키는 전략에 주력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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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이후 서로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1년 새 일어난 가전업계의 판도 변화가 지난 수십년간보다 훨씬 심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월풀은 급성장하는 중국시장을 노리고 지난해 현지 가전업체인 허페이산요 지분 51%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글로벌 강자들의 행보는 삼성·LG전자에는 위협적인 상황전개라고 할 만하다. 국내 업계는 2015년 세계 생활가전 시장 1위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일부 프리미엄 가전제품에서 선전하고 있으나 아직 월풀이나 일렉트로룩스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매출을 보더라도 200억달러가 넘는 두 회사에 비해 삼성·LG 생활가전사업부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브랜드 인지도도 뒤진다. 이대로 가다가는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분야에 불어닥친 위기가 생활가전에까지 번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기술개발로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인 M&A를 통한 대응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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