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토요 Watch] 꽃보다 중년… 4050 남성, 드라마에 빠지고 쇼핑시장 큰손으로

40대 미니시리즈 선호도 20%

온라인 판매비중도 27%로 ↑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회식문화가 사라지고 나이가 차도 결혼하지 않는 싱글 남성이 많아지면서 국내 중년남성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중년남성이라고 하면 퇴근 후 직장동료들과 삼삼오오 모여 정치·경제 문제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거나 혹 일찍 귀가하더라도 신문을 읽고 TV 뉴스를 시청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웰빙 열풍으로 회식 등 술자리가 줄어들고 주5일 근무제 정착으로 여가시간이 많아지면서 '○○앓이' '삼촌 팬'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TV 드라마에 빠져드는 40~50대 남성들이 주변에 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술 마시는 데 쏟아붓던 돈을 패션·미용·레저·스포츠 등에 쓰는 이른바 40~50대 '꽃중년'이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의 핵심 고객으로 점차 부상하고 있다.

3일 제일기획이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인천 등 6대 도시에 거주하는 만 13~59세 남녀 3,800명을 대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한 결과 40~50대 남성들의 TV 드라마 선호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40대 남성의 미니시리즈 선호도는 2012년 14.1%에서 20.5%로 증가했다. 2012년 7.9%에 머물렀던 40대 남성의 일일드라마 선호도도 2013년 1년 사이에 14.3%로 증가했다. 50대 남성들의 미니시리즈·일일드라마 선호도 역시 2012년 13.7%, 11.3%에서 지난해 각각 14.7%, 19.3%로 대폭 높아졌다.


중년남성들의 변화는 TV홈쇼핑과 오픈마켓 등 유통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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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이 최근 3년간 고객별 구매동향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이상 남성고객의 비중은 20.05%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20%선을 넘어섰다.

오픈마켓 등 온라인 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1번가의 경우 2010년 6%에 그쳤던 40대 남성고객 판매 비중이 지난해 27%로 4배 이상 늘었고 50대 남성고객도 2010년 3%에서 지난해 5%로 증가하는 등 점차 온라인 세상 속 상품구매가 중년남성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이들 40~50대 고객이 사들이는 가장 대표적인 품목은 패션·화장품이며 식품과 자녀 학용품 등도 선호제품군에 이름을 올렸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해 남성용 화장품·향수 매출 가운데 40~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3%로 전체의 3분의1가량을 차지할 정도"라며 "자신을 꾸미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꽃중년남성들이 주름개선이나 안티에이징·브라이트닝 등 기능성 화장품은 물론 주름·잡티를 숨겨주는 비비크림까지 사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대홈쇼핑이 지난해 첫선을 보인 '뱅뱅 남성용 슬림핏 청바지'는 기존 바지보다 타이트하게 나온 제품이라 30대를 주타깃층으로 생각했는데 실제 구매고객은 40대가 42%, 50대가 33%로 70%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백수아 현대홈쇼핑 의류팀 MD는 "중년남성들이 날씬하고 젊어 보이는 슬림핏 패션을 선호하는 추세가 예상보다 훨씬 빨라 우리도 깜짝 놀랐다"며 "중년남성 고객들의 밀려드는 주문에 힘입어 6개월 동안 30여차례 방송으로 60억원이 넘는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허원구 제일기획 팀장은 "40~50대 남성들의 드라마나 패션·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중년남성들의 여성화 및 개성화 경향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새해에도 '꽃중년' '골드파파'로 일컬어지는 중년남성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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