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켈리 특사 방북 평양엔 기회다

한반도를 둘러싼 흐름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사상 첫 방북으로 국제사회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 북한이 최근에는 신의주 특구로 '깜짝 쇼'를 연출했다. 미국과의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마침내 취임 후 처음으로 특사를 파견 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오는 10월3일부터 5일까지 2박3일간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를 특사 대표로 하는 20여명의 대규모 방북단을 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 취임 후 줄곧 냉랭한 관계를 지속해 오던 북미 관계가 중대한 고비를 맞은 셈이다. 특사의 방북 결과에 따라서는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아직도 미국에 있어 믿을 수 없는 국가로 각인돼 있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1월 의회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그대로의 인식이 미국의 조야(朝野)를 지배하는 흐름이다. 따라서 테러 지정국에서도 해제가 풀리지 않아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가 파탄 일보 직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개혁ㆍ개방을 향해 신의주 특구를 서두르고 있는 것도, 국제무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경제난이 체제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미국의 특사 파견은 양국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라크와의 전쟁을 앞두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북한을 적대시 할 경우 2개의 전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북한으로서는 경제난을 풀어야 하는 절박한 사정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켈리 특사와 김 위원장의 회담 성사 여부가 주목을 끈다. 미국은 핵과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 무기의 사찰과 미사일 개발ㆍ수출의 중단이 최대 관심사다. 반면 북한은 테러 지정국 해제와 대북 적대정책 포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가 이들 현안을 바라보는 입장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어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 켈리 특사의 평양 방문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의 스타일로 보아 '빅 딜'을 제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에서다. 외신에서는 벌써부터 대량살상 무기 포기를 체제보장에 연계 하는 시나리오도 흘러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 엄청난 변화와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켈리 특사의 방북이 기회나 다름 없다. 김 위원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혁ㆍ개방정책도 미국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기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나 일본도 결국 미국의 행보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김 위원장의 또 한번의 '파격'을 기대한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