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북잼, 전자책 대중화 연다

국내 첫 단일타이틀 유료판매량 10만권 돌파<br>베스트셀러·인기만화 등 테마별 모음 앱으로 인기<br>직접 유통체계 구축할 것

조한열 대표

지난달 7일 출시된 '열혈강호'테마앱이 국내 전자책 최초로 단일 타이틀 유료판매량 10만권을 돌파했다. 전자책 시장이 초기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에서 본격적인 시장 개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콘테츠업체인 대원미디어와 손잡고 '열혈강호' 전자책을 제작한 벤처기업 북잼의 조한열(36ㆍ사진) 대표는"전자책 품질이 종이책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선다면 국내 전자책 시장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10만권 유료 판매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또 "롱테일(Long-tailㆍ어쩌다 팔리는 책 여러 권의 판매량을 합치면 잘 팔리는 책의 매상을 추월한다는 온라인 판매의 특성)도 좋지만 북잼은 힘있는 콘텐츠들을 제대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규모있는 테마앱 10~20종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잼은 지난해 3월 설립된 전자책 전문 벤처기업이다. '닥치고 정치',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등 베스트셀러와 작가별 작품 모음집, 인기만화 전집 등 같은 테마의 전자책을 여러권 구매해 소장할 수 있는 '테마앱'을 내놓아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및 매출 상위권을 잇달아 차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앞으로 전자책 제작을 넘어, 직접 전자책 유통체계를 구축하고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출판사에서 만든 동일한 테마의 책들을 하나의 앱에서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BXP라는 파일포맷도 출판사들에게 공개할 생각이다.


그는 "30대 직장인들을 위한 북잼비즈, 여행서를 모은 북잼투어 같이 테마로 묶인 마켓을 연내 2~3개 만들 계획"이라며 "현재 출판사들과 어떤 시장에 어떻게 들어갈 것인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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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조 대표는 그동안 국내 전자책 시장이 정체돼 있었던 원인을 품질 대비 높은 가격 탓이라고 분석했다. 전자책이 구현하는 이미지의 수준이 종이책에 비해 턱없이 낮지만 한 부당 가격은 70% 수준으로 비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가격을 소비자들이 원하는 종이책 대비 20%선까지 떨어뜨리는 건 출판사들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콘텐츠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북잼은 전자책의 품질을 확 끌어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전자출판업계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이펍(ePub) 방식이 아닌 북잼익스텐서블퍼블리케이션(BXP)라는 독자 포맷을 개발한 것. BXP는 종이책과 거의 유사한 레이아웃을 구현하면서도 배경음악, 동영상 등 종이책과 차별화되는 콘텐츠를 함께 제공할 수 있다. 또 한번 책을 구매하면 아이폰, 아이패드 등 다양한 스마트기기에서 자동으로 해상도가 최적화되는 엔스크린(N-Screen)을 실현했다는 점도 전자책의 소장가치를 높였다.

조 대표는 "출판사들이 좋은 원석을 가지고 있지만 출판 시장은 줄어들고 전자책 시장은 못 크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여 있다"며 "출판사가 가진 원석을 스마트 시대에 맞게 변신을 시켜서 출판사를 돕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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