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시민 "주호영에 명함 줬더니 스팸문자 보내더라"

"이명박 정부는 훈수 두면 바둑판 집어던질 기세… 훈수 둘 엄두가 잘 안 난다"<br>"노무현 전 대통령 별로 안 보고 싶다… 애도기간 길어져 생각 안 하고 살려고 한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명박 정부는 훈수 두면 바둑판 집어 던질 기세다"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1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현 정부에 대해 훈수 한번 두라고 하자 "훈수도 좋은 마음이 있어야 두는 건데 지금 대통령이나 정부는 훈수를 두면 바둑판을 집어 던질 기세여서 말을 하고 그런 훈수를 둘 엄두가 잘 안 난다"고 했다. 그는 "훈수는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듣는 사람한테만 의미가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나 (대통령) 측근 참모들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은 절벽과 같다"면서 "지난 2년 반 동안 그분들이 권력을 가지고 했던 너무나 냉혹한 일들, 사악한 의도 없이는 할 수 없었던 여러 일들을 겪어보니 솔직히 둘 훈수도 없지만 좋은 방안이 있다 하더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사실 없다"고 말했다. 이날 유 전 장관은 주호영 특임장관과의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는 "어떤 분 자녀 결혼식에서 특임장관 주호영 장관을 만나 전화번호를 준 적이 있다"며 "이분이 국정운영하는데 혹시 조언을 구하려나 싶어 전화번호를 줬는데 전화는 한 번도 안 오고 스팸 메일만 오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청와대에서 자기 홍보하는 거나 보내고, 안 주려고 하는 전화번호를 그렇게 우겨서 받아가더니 스팸메일이나 스팸문자나 보내더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현재 직업을 문필업이라고 밝힌 유 전 장관은 정치를 근본적으로 접고 글쓰는 일만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게 참 고민이 많이 되는 대목이다. 앞으로 행보에 대해서도 내가 주도적으로 계획을 못 세우고 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합당한지 스스로 의심이 있다"며 "이렇게 흔들리는데 국민들이 누가 나를 믿어 주겠느냐 그런 고민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표현이 참 말끔하지는 않은데 권력은 굉장히 비루하다. 요즘 이명박 정부도 총리실 사건이나 청와대 비서관 암투, 궁중암투 비슷한 이런 것들 보면서 아무리 선한 의지를 가지고 좋은 문화를 가지고 운영해도 권력은 어쩔 수 없이 그런 측면이 있다"며 "그런 두려움도 커서 또 내가 마음 먹는다고 해도 국민들이 그다지 나와 같은 사람을, 나 같은 사람에게 그런 국가운영을 맡길 국민이 얼마나 될까, 그런 것 역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제 보고 싶냐'는 질문에는 "별로 보고 싶지 않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생각을 좀 덜하고 살려고 노력한다"며 "자꾸 생각하면 추모기간이랄까. 그 애도기간이 자꾸 너무 길어져서 가능하면 생각을 안 하고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1988년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그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0년에는 MBC 시사프로그램 '100분토론' 진행을 맡으면서 스타진행자로서의 면모도 과시했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 국민참여당에 입당한 이후 지난달 경기도지사에 도전했으나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에 석패했다. 현재 그는 오는 28일 서울 은평을 재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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