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레드오션 다시 보기


얼마 전 만난 프랜차이즈 브랜드 처갓집양념치킨의 신동욱 대표가 기자에게 던진 질문. "지금부터 10년 뒤에 현재보다 더 커질 산업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는 당시 말문이 막혔다. 취재 경험을 떠올리면 당장 1년 뒤를 기약하기 힘든 게 비즈니스 현장이다. 기술변화 속도와 트렌드, 고객 선호도 등이 워낙 변화무쌍하다 보니 산업전망 자체가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하지 않던가. 신 대표는 '잘 모르겠다'는 기자의 표정을 읽었는지 자신의 답안을 공개했다. 그가 제시한 답안은 의외로 '닭고기 산업'이었다. 닭고기 하면 동네 치킨 주점부터 떠오르는 기자 입장에서는 수긍하기 어려웠다. 적어도 최첨단 정보기술(IT) 분야나 생명공학, 태양광 사업 등을 떠올렸기에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신 대표는 "모든 육류 중에 가장 좋은 단백질을 보유한 것이 바로 닭고기"라며 "연간 닭고기 소비량만 봐도 국내는 아직 1인당 12kg 수준으로 일본의 15kg, 미국 44kg 등에 비해 너무 낮은데, 생활 수준이 올라갈수록 영양이 높은 닭고기 소비는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근거를 댔다. 이른바 몸짱 열풍도 그런 전망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기자가 이 일화를 공개하는 이유는 막연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시장을 바라본다는 것 자체에 깃든 오판의 가능성을 짚어볼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친숙한 아이템일수록 자신이 관련 시장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보편적으로 믿어지는 상식이 몰이해에서 비롯된 편견이나 선입견에 따른 산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흔히 성공하기 위해서는 레드오션을 벗어나 블루오션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은 금 긋듯 나눠져 있는 게 아니다. 대다수가 레드오션으로 지목하는 시장에 들어가더라도 기존 상품과는 다른 가치를 부여하면 새로운 시장, 즉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일하는 기업가나 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예비 사업가라면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의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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