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무분규타결' 반응 엇갈려

"노사 모두에 실익" vs "勞 경영간섭 초래"


“파업 행진을 끝낸 것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차원에서의 손익계산서는 다시 뽑아봐야 한다.” 현대자동차 임금단체협상 잠정합의를 두고 자동차업계에서는 환영과 우려의 시각이 엇갈렸다. 10년 만에 일궈낸 무분규 타결을 한국 노동운동사의 새로운 전기로 평가하면서도 사측이 파업방지에 목매어 노조의 요구를 맹목적으로 수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주변에서는 “경영간섭 배제원칙 못 지켰다”=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임단협에서 현대차가 ‘무분규 원년’이라는 상징성에만 매달려 ‘경영간섭 배제’라는 큰 틀을 지키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임단협 초기부터 쟁점으로 떠올랐던 신차 개발 및 해외 생산기지 운영 등에 대한 노조의 간섭을 과감하게 뿌리치지 못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실제로 잠정합의안에는 신차 생산투입과 해외공장 운영과 관련해 국내 생산차종을 해외로 이관하거나 국내에서 생산 중인 차종을 해외에서 생산할 때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만 하도록 돼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노조의 단협 제시안을 대부분 수용해 글로벌 경영에 노조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무분규를 향한 현대차의 의지를 감안하더라도 퍼주기식 타결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서는 “유무형의 득이 훨씬 크다”=하지만 현대차 내부에서는 이번 합의로 노사 모두 실익을 챙겼다고 자평하고 있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임단협으로 올해에만 3,900억원가량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회사 측은 이와 관련, 지난해에는 파업으로 9만3,882대의 생산차질과 1조3,000억원가량의 매출손실을 입었다는 점에서 올해 파업방지로 예상손실을 피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득이 된다는 시각이다. 회사 측은 또 지난 2000년 이후 해마다 평균 1,000억~1,200억원씩 임금상승 부담을 졌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올해 순수 인건비 상승분은 2,700억~2,900억원이라고 추산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계속되는 파업으로 실추됐던 현대차의 대외신인도 회복과 브랜드 가치 향상, 대국민 부정적 이미지 쇄신 등 무형의 경제적 효과가 임금인상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강조했다. 또 무분규 타결로 노사 협력의 전기를 마련한 만큼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파업에 따른 손실비용을 미리 치렀다고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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