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영화의 천편일률적 상상력에 식상했던 관객들을 위한 작은 영화제들이 깊어가는 가을속에 속속 개최되고 있다. 일반 극장이나 부산영화제 같은 대형 영화제에서 상영되기 힘든 작은 영화들에 주목한 이들 영화제에서는 기존영화작법을 비트는 새로운 영상, 세계의 진실을 담은 독립다큐멘터리, 독특한 시각적 느낌을 가진 애니메이션 작품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영화인들이 끌어가는 새로운 영화의 흐름을 발견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 아시아나 국제 단편영화제 = 11월 9일부터 서울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열리는 '아시아나 국제 단편영화제(AISFF)'는 아시아, 유럽, 미주, 중동, 오세아니아 등 전세계 우수단편들을 만날 수 있는 젊은 단편영화인들의 축제.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경쟁부문에서만도 픽션 42편, 애니메이션 7편을 포함한 총 36개국 53편의 신선한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AISFF에서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아벨 페라라, 모흐센 마흐말바프 등 세계영화를 빛내고 있는 거장감독들의 초기 단편들을 감상할 수 있는 '시네마 올드 & 뉴', '괴짜들의 행진: 기이한 사랑의 변주곡'이라는 테마 아래 다양한 표현의 단편영화들을 묶어 상영하는 '테마 단편선' , 한국, 대만 , 태국 , 홍콩 , 이스라엘의 성정체성을 다룬 '아시안 퀴어 ; 레인보우 아이즈' 등의 특별섹션도 마련된다. ◇ 인디애니페스트 = 독립단편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경쟁영화제인 '인디애니페스트'는 27일부터 31일까지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다. 경쟁부문, 파노라마, 공공애니메이션섹션, 스페셜 포커스 등 총 네분야로 나눠 일반인과 대학생들이 출품한 살아있는 상상력의 단편애니메이션들을 상영한다. 개막작은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죽음앞에서 욕망과 두려움을 드러낸다는 연상호 감독의 '지옥:두 개의 삶'. 이 외에도 50편이상의 다양한 작품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스페셜 프로그램으로는 28일 오후 7시30분부터 열리는 야외파티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과 다무라 시게루 감독을 초청하는 해외초청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있다. ◇ 인디다큐페스티벌 = 2001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인디 다큐페스티벌'은 독립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감독들을 위해 한국독립영화협회가 매년 열고 있다. 한해 동안 국내에서 제작된 독립 다큐멘터리와 최근 경향을 담은 해외다큐멘터리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 10월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종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올해 영화제에서는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국내 신작 다큐멘터리 14편와 '월마트:싼 가격을 위한 비싼 대가' 등의 해외 다큐멘터리를 감상할 수 있다. ◇ 서울유럽영화제 = 25일부터 닷새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개막작인 미쉘 공드리 감독의 '수면의 과학'을 비롯 칸, 베를린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15개국, 2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상영작중에는 켄로치 감독의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료상 수상작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를 비롯해 '사랑해, 파리', '택시더미아','관타나모로 가는 길'등 부산영화제 상영작도 포함돼 있다. 부산에서 이 영화들을 놓쳤던 관객들에게는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