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조업계가 원자재 가격 인상폭을 반영하지 못하는 납품단가 현실화를 위해 조합 차원의 전방위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최악의 경우 납품 거부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단조공업협동조합은 지난 14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수익 한계상황에 놓인 단조업계의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단조업계 수익구조 악화의 최대 원인이 '원자재 가격과 납품단가의 부조화'라고 지적하고 대기업들이 기존의 거래관행을 개선하고 원자재값 상승분을 조속히 납품가에 반영해줄 것을 촉구했다.
단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1년여 동안 원자재 가격이 20% 상승하는 사이 납품가격 수요처인 대기업이 마지못해 올리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종전에 5%가량의 수익률이 제로로 떨어졌다"며 "지금은 수익구조가 완전히 파괴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조합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납품가격 상승률은 평균 8%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는 생산성 향상 노력과 글로벌 시장 개척, 아웃소싱 활성화 등의 자구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대기업의 상생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납품단가조정협의의무제'를 적극 활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원자재 가격변동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발주자가 협력업체에 원자재를 구입해서 공급하는 '유상사급' 거래를 활성화하고 원자재가 상승분 반영시기를 종전의 6개월에서 1개월 이내에 소급반영하도록 거래관행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최종적으로는 추후 논의를 거쳐 납품 거부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권태 단조조합 전무는 "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정부나 대기업의 지원이 아니라 정당한'제값 받기'일 뿐"이라며 "다만 회원사들의 정서는 실질적인 상생협력이지 납품거부라는 극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