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손학규 민주당 대표 장고끝에 분당을 출마

차기 대권 겨냥 정치생명 건 승부수<br>'先黨後私' 실천 대선구도 반전 계기마련 노려<br>與 정운찬 카드 급부상… 빅매치 가능성도<br>선거 결과따라 여야 지도체제 개편등 파장 클듯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27 경기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장고를 거듭하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30일 결국 민주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경기 분당을 지역의 4ㆍ27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는 당의 명운과 손 대표 개인의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로 평가돼 28일 앞으로 다가운 4ㆍ27재보선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사그라졌던 정운찬 전 총리의 출마론도 여권에서 다시 힘을 받게 돼 한동안 거론됐던 분당을 지역의 빅매치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강원도지사와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선거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손 대표의 승패 여부에 따라 여야 지도체제 개편과 차기 대권구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차기 대권 염두에 둔 승부수 관측=손 대표가 이날 "우리 사회에 퍼진 냉소를 극복하겠다. 대한민국의 분열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며 분당을 출마를 선언한 것은 차기 대권구도 속에서 '몸을 던져 희생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그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에 맞설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대로 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당선되는 것보다 이번에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실천함으로써 미리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물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의 경쟁구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낮은 곳에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도자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손학규 분당 차출론' 등 모양새가 갖춰지는 시기를 기다려 승부수를 띄웠다는 관측이다. 손 대표는 전날 측근에게 "결국 내가 짊어져야 할 팔자 아니겠는가"라며 "비겁하게 분당에 출마하지 않고 강원ㆍ김해에 가서 표를 달라고 한들 대의명분이 있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도 손 대표에 맞설 카드로 정 위원장의 전략공천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신정아 파문에다 동반성장위원장직 유지로 분당을 출마를 접은 것으로 비춰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 전 총리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다"며 "손 대표 출마가 현실화된 만큼 최고위 차원에서 논의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선거구도, 심판론 vs 안정론 가능성=한나라당의 텃밭에 제1야당 대표가 출마하면서 정권심판론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측근 의원은 출마 선언에 대해 "MB정권, 한나라당과 범야권 사이에 형성된 전선에 돌파구를 마련하라는 국민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지사, 김해을 등 다른 선거구에서 손 대표의 출마가 야권에 유리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손 대표가 분당을에 매달려야 해 강원도와 김해을 등 다른 지역의 지원유세를 하기가 여의치 않은 점이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손 대표가 한나라당 탈당에 이어 종로ㆍ분당을로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철새"라고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지도체제에도 큰 영향=손 대표가 '반(反) MB전선'의 선봉을 자임하며 분당을에서 승리하는 경우 여당의 텃밭에서 살아 돌아오는 만큼 대표로서 입지는 물론 대선주자로서의 위상도 상당히 높아지게 된다. 만약 강원지사와 김해을에서 모두 야권이 승리하는 경우 한나라당은 안상수 대표체제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커지며 조기 전대의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김해을에서 민주당과 참여당 중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손 대표와 유 대표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강원지사와 김해을 중 여야가 1승1패를 한다면 안상수 체제는 최소한 연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손 대표가 분당에서 진다면 그의 리더십에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동영ㆍ정세균 최고위원 등 비주류의 견제로 대표사퇴와 조기전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물론 분당에서 져도 강원지사와 김해을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하면 손 대표 체제는 예정대로 오는 12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손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퇴로가 없다. 목숨을 걸고 전장에 나서는데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번번이 사지에서 몸을 내던져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대권을 거머쥐었듯이 손 대표가 분당을에서 설령 지더라도 '죽는 길이 사는 길'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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