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실시된 2005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 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수험생들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가채점 점수를서로 공개하며 입시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지원 대학별로 `점수공개' 카페를 따로 만들거나 점수대별로 상위권 입시상담 카페를 개설하는 등 비슷한 점수대의 수험생들이 각자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맞춘 카페에 몰려들어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D 포털사이트에는 24일 현재 100여개 이상의 수능관련 카페가 개설돼 수험생들의 입시정보 교환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한양대를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이 모인 한 카페에는 단과대별 게시판을 따로마련하고, 지망학과와 각 영역별 가채점 원점수를 기록하는 양식을 게시해 각자의점수를 공개해야만 정보를 볼 수 있는 등급을 올려주고 있다.
또 다른 카페는 고득점자를 상대로 가채점 점수 430점 이상 점수공개, 465점 이상 점수공개 게시판 등 아예 점수대별 점수공개 게시판을 마련해 서로 점수를 비교하며 지원대학을 가늠해보고 있다.
`대학입시 수능정보'라는 카페에서는 아예 지난 9월 모의고사와 비교해 이번 수능 점수가 몇 점 정도 증감했는지를 묻는 투표가 진행 중이다.
영역별로 진행 중인 투표에는 수백여명이 몰려들어 투표했으며, 언어영역의 경우 10점 이상 상승했다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자신의 점수를 공개하며 합격 가능성을 묻는 수험생의 글은 각 카페 게시판을 가득 메운 반면 이에 대한 응답률은 매우 낮을 뿐더러 진지한 상담보다는 또다른 수험생의 가벼운 답글이 많아 정작 중요한 정보를 얻기는 힘든 실정이다.
또한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다는 인터넷의 속성에 비춰볼 때 자신의 점수를솔직히 공개하는 수험생이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다.
이처럼 점수공개 카페가 속속 생기는 것은 2005학년도 수능부터 원점수 공개없이 표준점수만 통지되고, 일선 학원마저 학생들이 가채점한 원점수만으로 대입지원배치표를 작성하는 등 입시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ID `네멋대로'의 수험생은 게시판에서 "정보가 없으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몰려서 얘기를 나눈다"며 "이렇게라도 정보를 주고받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라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