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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 또 표지모델의 저주

여자 세단뛰기 3연패 좌절…살라두하 대회 첫 우승 <br>윌리엄스, 男높이뛰기서 20년 만에 美 선수 금메달

‘데일리 프로그램의 저주’의 저주는 끝나지 않은 것일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6일째인 1일 또 한 명의 강력한 우승후보가 주저앉는 일이 벌어졌다. 괴담의 주인공은 여자 세단뛰기의 강자 야르헬리스 사빈(27ㆍ쿠바). 그녀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매일 발행하는 안내책자 데일리 프로그램의 이날 표지 모델이었다. 사빈은 이날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여자 세단뛰기 결선 도중 무릎 부상을 입고 경기를 포기했다. 사빈은 1차 시기에서 14m43을 뛰었으나 그 이후 기권하고 말았다. 사빈은 2007년과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 이번 대회 3연패를 노린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안내책자의 저주는 표지를 장식한 선수들이 모두 이변의 주인공으로 몰락한다는 이번 대회 속설이다. 개막일부터 스티븐 후커(29ㆍ호주ㆍ남자 장대높이뛰기), 우사인 볼트(25ㆍ자메이카ㆍ남자 100m), 데이론 로블레스(25ㆍ쿠바ㆍ남자 110m 허들), 옐레나 이신바예바(29ㆍ러시아ㆍ여자 장대높이뛰기)등이 잇달아 발목을 잡혔다. 지난달 31일 올가 카니스키야(26ㆍ러시아)가 여자 경보 20km에서 우승하며 징크스가 깨진 듯했지만 이날 사빈이 다시 불운의 희생자가 됐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미녀 선수 올하 살라두하(28ㆍ우크라이나)는 생애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살라두하는 14m94를 뛰어 카자흐스탄의 올가 리파코바(27ㆍ14m89)를 제치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살라두하는 세계랭킹은 100위권이지만 올해 6월 14m98을 뛰어 사빈을 제치고 시즌기록에서는 한때 1위로 올라서며 상승세를 탄 선수다. 그러나 사빈의 기권으로 ‘어부지리 우승’이라는 꼬리표는 남기게 됐다. 최대 관심 경기 중 하나였던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제시 윌리엄스(28ㆍ미국)가 우승했다. 윌리엄스는 결선에서 2m35를 넘어 알렉세이 드미트릭(27ㆍ러시아)과 같은 성적을 거뒀지만 1차 시기에서 점프를 성공해 2차 시기에서 넘은 드미트릭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이 이 종목에서 우승하기는 1991년 도쿄 대회에서 찰스 오스틴이 정상에 오른 이래 20년 만이다. 제니퍼 배링어 심슨(25)은 여자 1,500m에서 미국에 깜짝 금메달을 선사했다. 심슨은 결선에서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쟁쟁한 경쟁자를 따돌리고 4분05초4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마리암 유수프 자말(27ㆍ바레인)은 마지막 바퀴에서 급속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최하위인 12위까지 밀렸다. 여자 400m 허들에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미국의 라신다 데무스(28)가 52초47의 올해 가장 빠른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남자 400m 허들 금메달은 영국의 떠오르는 스타 데이비드 그린(25ㆍ48초26)에게 돌아갔다. 남자 3,000m 장애물 달리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에제키엘 켐보이(29·케냐)는 ‘엉덩이 댄스’ 세리머니로 이번 대회 최고의 쇼맨십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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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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