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자국기업 감싸기 비난 거세지만… 그래도 애플 편들 가능성

■ ITC, 삼성-애플 특허분쟁 14일 첫 판결<br>불복땐 2~3개월뒤 본판정… 법원판결보다 파급효과 커<br>되레 갤럭시 수입금지땐 삼성 힘겨운 싸움 불보듯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ITC가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분쟁에 대해 내릴 첫 판결은 막강한 행정권한을 지닌 미국 정부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앞서 미국 법원 배심원의 평결 못지 않게 무게가 실려 있다. 특히 이는 미국 정부 차원의 첫 판단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에 따라 삼성ㆍ애플 간 특허분쟁은 새로운 분수령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미국 시민사회에서는 앞선 미국 법원의 편파적 평결에 대해 '자국 기업 감싸기'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에서 이번 ITC의 판결은 조금 다르지 않겠느냐는 실낱 같은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ITC 역시 보호주의적 편파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법원의 특허소송과 별개로 미국 ITC에 특허침해를 이유로 아이폰 4S와 아이패드 1ㆍ2 등에 대한 수입금지를 요청했다. 미국 ITC는 1년 3개월에 걸쳐 삼성전자가 제소한 건에 대해 심의했고 14일 수입금지 여부 등에 대한 예비판정을 내리는 셈이다. 예비판정에 당상자가 불복해 항의하면 2~3개월 뒤 본 판정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미국 ITC 판정은 정부 차원의 행정조치로 수입금지가 내려지면 바로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에 법원 판결보다 파급효과가 더 크다. 이 때문에 예비판결에 앞서 진행된 심리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등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비판결이 어떻게 내려질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에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애플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준 점을 감안할 때 미국 정부 역시 이에 반하는 조치를 내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모 IP 변호사는 "미국 정부가 법원 판결 이후 자국 기업 감싸기라는 비난을 의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여론이 판정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최대 키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미국 ITC가 삼성전자의 수입금지 요청을 받아들이면 결국 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을 정부 차원에서 인정하는 것"이라며 "미국 ITC 역시 배심원단의 평결을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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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C가 삼성전자 제소 건에 대해 애플의 입장을 수용할 경우 특허분쟁에서 삼성은 더욱 곤란한 처지에 빠지게 된다. 현재 법원에서 진행 중인 특허권 분쟁 본안 소송에서 더욱 불리하게 된다.

덧붙여 미국 ITC가 거꾸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등 모바일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로써는 더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형국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 ITC가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줄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특허 본안 소송에서 삼성이 우위의 고지를 점할 수 있는 등 미국 ITC 판정이 유리하게 작용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판정 이후 별다른 증거가 없으면 해당 결과가 본 판정까지 이어진다"며 "만약 이번 삼성전자 제소 건에 대한 ITC 예비판정에서 삼성이 이기면 대세가 삼성으로, 삼성이 지면 큰 흐름이 애플로 완전히 기울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ITC 판결은 법원 소송과 달리 정부 차원의 행정조치로 그만큼 파급효과도 크다"며 "우리 정부 역시 이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측면에서 적극 지원하는 게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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