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표준과 권력

송관호 <한국인터넷진흥원장>

미래를 네트워크시대라고들 말한다. 특히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 인터넷, 전파식별(RFID) 등 네트워크에 관한 내용은 표준으로 시작해 표준으로 끝난다. 따라서 네트워크시대를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표준에 대해 바른 이해와 전략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보통신의 표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제표준화기구(ISO)에는 약 1,000여개의 분야별 기술위원회가 있다. 뿐만 아니라 생산ㆍ설비ㆍ측정ㆍ시험ㆍ인증ㆍ품질ㆍ보건ㆍ안전ㆍ금융ㆍ환경ㆍ교육ㆍ교역 등 일상생활 모두가 표준으로 뒤덮여 있다. 우리는 표준에서 정하는 용어와 기호를 이용,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게 됐고 동일한 사실에 대해 비슷한 이해와 행동을 하게 됐다. 녹색 신호등이 켜지면 건너고 빨간 신호등에서는 멈추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설사 언어나 문화가 다르더라도 통일된 행동이 가능해 혼란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규격ㆍ품질ㆍ유통의 표준화를 통해 일정한 조건을 만족하면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표준 선점을 위해 세계 열강은 치열한 경쟁 중이다. 이는 국익보호는 물론 국가위상 제고를 위해 표준처럼 좋은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표준과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된 제품이 세계 교역량의 80%를 상회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서 보듯 표준의 선점은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차원을 넘어 생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민의 73%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휴대폰 이용자가 3,200만명에 이르는 정보통신 강국으로서 정보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정보통신산업의 국가경제 기여도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전기통신ㆍ전파통신 등 정보기술(IT) 관련 표준활동이 매우 활발히 전개돼 현재 4,00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인문사회 분야에서도 국제표준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피땀 흘려 이룩한 세계 일류의 IT 인프라와 고급인력을 근간으로 지식정보사회의 권력이며 자원인 표준 선점을 위해 범국가 차원의 정책 마련과 체계적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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