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거래소 상장, 증시발전 계기로

지난 10년간 우리 증권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식시가총액 비율(93.3%)은 홍콩(523.5%), 싱가포르(203.7%), 미국(139.1%) 등에 비해 크게 저조할 뿐 아니라 주가수익비율(PER)도 낮다. 증시 인프라의 미발달 및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해 자본시장의 원활한 기능이 미흡하며 주가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따라서 그동안 주가지수는 장기간 500~1,000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증시가 성장 궤도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준다. 시장 신뢰·질서 확립 최우선을 이번주 들어서 주가가 어느 정도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 같으나 상승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증시의 여건변화를 우리 경제 및 자본시장의 질적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금융산업과 자본시장의 발전을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동북아 금융허브로 발전시켜나간다는 국정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최근 세계 증시의 흐름은 통합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우리 증권시장도 증권거래소ㆍ코스닥시장ㆍ선물거래소를 하나로 통합해 주식회사 형태의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가 출범했다. 이어서 지난 12월에는 거래소의 기업공개(IPO)와 상장 계획이 발표됐다. 거래소의 통합과 상장은 우리 자본시장의 발전과 거래소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거래소 상장이 자본시장의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착실히 추진돼야 한다. 정보기술(IT)의 발전에 따라 자본의 세계화, 금융의 증권화 및 디지털화 등 자본시장의 환경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자본시장의 극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해외증시와의 연계 제휴와 외국기업의 상장 유치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동북아 최고의 자본시장을 목표로 삼고 국내외 자본시장 관련 기업 인수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첨단 IT 인프라와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높은 우리 선물시장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에도 진출해야 한다. KRX는 당초부터 글로벌 경쟁을 목표로 출범했다. 증권선물거래소의 경쟁력이 우리 자본시장의 위상과 직결돼 있다. 따라서 거래소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 싱가포르ㆍ홍콩ㆍ호주ㆍ토론토 거래소가 상장 이후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여 자국 자본시장의 위상을 제고한 사례를 직시해야 한다. 현재 증권선물거래소가 세계 시장의 중위권에 머물러 있으나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구체적인 전략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동북아 금융허브를 이룩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거래소의 상장이 증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 시장에 대한 신뢰구축과 시장질서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래소의 명성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자율규제기능이 강화돼야 한다. 또한 성장 가능성이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이 쉽게 시장에 접근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불량기업은 시장 메커니즘과 자율규제에 의해서 퇴출돼야 한다. 거래소도 이제 기업가치를 높여야 하며 이용자 중심의 시장 운영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상품 다양화해 경쟁력 키워야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시장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선물 옵션 등 상품의 다양성 추구와 신사업 발굴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지속적인 신상품 개발과 성공적인 상품의 수출확대를 통해 역내 대표 선물시장의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새로운 수익원을 적극 발굴하고 거래수수료 위주의 수익구조를 다양화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증권선물거래소의 상장을 계기로 우리 시장의 잠재력이 현실화되도록 하기 위해서 증권선물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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