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자의 눈/10월 26일] F1이 남긴 과제

산업부 박태준기자 “예상은 했지만 이 지경일 줄은 몰랐습니다.” “올해 F1에 다녀간 관람객들이 과연 내년에도 올까요.” 기자와 함께 전남 영암에서 열렸던 F1을 찾은 자동차업체 관계자들은 한숨과 함께 불만을 쏟아 냈다.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행사인 F1을 연 주최측의 준비 상태는 시골 마을의 ‘풍물 장터’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최악이었던 것은 교통과 숙박, 무안이나 목포까지 왕복을 위해 어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택시를 이용해도 주차장에 내려 메인 그랜드스탠드까지 1Km 이상을 걸어야 했다. 장애인을 태운 차량이 양해를 구해도 대답은 “걸어가라”는 싸늘한 답변뿐이었다. 비가 내린 24일 서킷 주변 일대는 온통 진흙탕으로 돌변했다. 배수가 안된 탓에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결승전이 끝난 후에는 관람객과 차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숙박시설에 대한 정보 역시 문제였다. F1이 열리기 전 숙박시설이 한참 부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모텔 1박 요금이 10만원 안팎으로 치솟았지만 예선 당일 저녁에도 주변 모텔에는 방이 남아 정상가를 받았다. 미리 예약을 한 관람객들만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담한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교육도 부족했다. 무안 공항에서 F1 서킷으로 가는 셔틀 버스의 도착시간도 알지 못했고, 그랜드 스탠드 위치에 대한 설명도 자신이 없었다. 예선이 열렸던 23일에도 서킷의 스탠드 공사가 ‘한창’진행중이었음을 감안하면, 다른 부대 시설과 체계 있는 운영을 기대한다는 것이 ‘욕심’이었는지도 모른다. F1은 아직 우리나라에는 친숙하지 않은 스포츠다. 하지만 첨단 과학이 결합된 스포츠가 사랑 받게 되면 그 나라의 기술력 또한 강해진다는 것이 F1 마니아들의 설명이다. 서킷에서 만난 아마추어 레이서는 “허술한 운영과 준비부족 때문에 우리나라 관람객들이 F1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돌아갈까 봐 걱정된다”고 전했다. 처음 열렸던 F1이 남긴 과제가 적지 않다.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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