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폭우속 실종자 찾기 안간힘

중국 민항기 사고 실종자 수색에 나선 3,500여명의 구조대원은 잔여 실종자 7명과 사망자 119명의 유품 등을 찾기 위해 이틀째 각종 장비를 동원하며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이날 오전부터 폭우가 쏟아져 작업에 애를 먹었다.또 유족들은 부산, 경남지역 26개 병원에 안치된 119구의 사체를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병원을 찾아 다녔으나 사체 대부분이 훼손돼 안선육(44ㆍ여), 이정숙(46ㆍ여), 하순남(46ㆍ여)씨 등 3명만 확인, 발을 동동 굴렀다. 0.유족들의 최대 관심사는 사체 확인. 온전한 사체를 확보해 장례를 빨리 치뤄 망자의 영혼을 달래고 싶다는 한결 같은 바람이지만 대부분의 사체가 얼굴 등 신체 일부가 불에 타고 일부는 팔, 다리 등이 떨어져 나가 손을 놓았다. 사체확인 담당자인 부산지검 이선석검사는 "시신 2구가 엉켜 팔, 다리가 어느 시신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며 "사체 확인작업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체 확인 방법은 크게 2가지로 좁혀지고 있다. 우선 미확인 사체 116구에 대해 사진을 찍어 유족들이 사진을 일일이 확인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고대책반은 시신이 예상외로 훼손됨에 따라 사진을 유족들에게 모두 공개할 경우 충격이 우려돼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반면 유족들은 사체 확인이 시급한 만큼 유족대기실 등에 사진을 공개하거나 컴퓨터로 사진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강력 요구하고 있다. 또다른 방법은 유전자 감식. 이 방법은 망자와 유족의 혈액과 조직 일부를 떼내 비교해 정확성을 기할 수 있지만 최소 2달이 소요돼 유족들이 반대하고 있다. 0.유족들은 이날 김해시청 별관 5층에 마련된 유족대기실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이번 사고의 원인과 대책, 사체 수습 등 사고 전반을 총괄하는 가칭 항공사고 가족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대책위 대표로는 김규용(56)씨가 선출됐고 12명이 대표위원으로 뽑혔다. 대책위는 사체 확인작업이 끝나면 대책위 명칭을 유족대책위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0.정부에 대한 유족들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우선 대책위는 건교부장관이나 국장급 간부가 김해시청 별관 5층 유족대기실을 직접 방문, 이번 사고처리에 대한 정부의 기본 방침과 사과표명 등을 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부산지방항공청 시설국장이 방문,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쫓겨났다. 또 유족들이 유족대기실에서 쉴 수 있도록 모포 등을 지원할 것으로 요청했으나 이날 새벽 4시께야 지원돼 유족들이 분통을 떠트렸다. 유족 전상칠(40ㆍ경북 포항시)씨는 "사고 발생 24시간이 지나도록 실질적인 권한이 있는 고위책임자가 사과표명을 위해 방문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100여명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도 정부가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울먹였다. 0.사망자의 여행을 주선한 10여개 여행사들은 김해시청에 직원을 파견하며 사망자에 대한 보상절차와 보상금 지급규모 등을 유족들과 상담하고 일부는 보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탑승자의 절반가량인 84명이 가입된 미국 AIG보험사의 경우 승객별로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보험에 가입돼 있어 68억원의 보험금이 지급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0.김해시는 합동분향소를 김해시 문화체육관에 설치했다. 합동분향소는 당초 김해시청내나 인근에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청사가 협소해 김해시청과 5㎞정도 떨어진 문화체육관으로 결정났다. 그러나 유족들은 사체 확인 작업이 되지 않으면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수 없다며 공식 거부했다. 0.김해시청 별관 5층에 마련된 유족대기실은 안타까운 사연들이 속속 알려지면서 눈물바다를 이루고 있다. 사고현장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는 김해시 백모(43ㆍ여)씨는 "사고직후 쿵하는 소리에 놀라 밖을 내다보니 비행기가 뒷산에 추락한 후 폭발소리를 냈다"며 "설마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넘겼는데 효도관광차 중국여행을 떠난 부모님이 탄 비행기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넋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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