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장 회원 마음대로 모집한다

문화부 '체육시설법 개정안' 내달 시행다음달부터 국내 골프장의 회원모집이 완전자율화돼 골프장들이 회원을 무제한 모집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회원모집약관에 총모집회원수를 명시해야 한다. 또 그린피 등 이용요금을 사업자의 재량으로 조정할 수 있다. 종전 5년으로 돼있는 회원의 입회금 반환기간은 회원상호간의 약정기간에 따르도록 완화됐다. 문화관광부는 25일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늦어도 2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문화부는 이와관련해 『체육시설업 관련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사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현행 제도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골프장사업주들의 마음대로 회원수나 그린피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업주에게는 매우 유리하게 한 반면 수요자인 골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돼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몇몇 골프장들이 편법으로 회원을 과잉 모집, 부킹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서 회원모집을 자율화함으로써 부킹과 골프회원권시장에는 대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개정안 주요내용=그동안 「총투자비 범위내」로 제한됐던 회원 모집수에 대한 조항이 폐지됐다. 이에따라 사업자는 회원모집약관에 회원모집계획 총인원수만을 명시하면 얼마든지 회원을 모집할 수 있게 됐다. 「이용료의 조정」조항도 삭제돼 사업자 마음대로 그린피를 조정할 수 있게 됐다. 클럽하우스 범위에서 전기실 기계실 골프코스 사이의 휴게실 등을 제외돼 3,300㎡로 제한된 클럽하우스를 종전보다 크게 지을 수 있게 됐다. 문화부와 규제개혁위원회 사이에서 진통을 겪었던 「퍼블릭코스의 회원모집허용방침」은 정부의 골프대중화 방침에 따라 「회원을 모집할 수 없다」는 현행 법률을 그대로 존속키로 했다. 골프장에 입회한 회원이 5년이 지나 입회금반환을 요구하거나 탈퇴를 희망할 경우 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예탁금을 반환하토록 명시해왔던 조항은 폐지됐다. 유일하게 회원권익보호를 위한 이 조항은 「회원가입 당시의 약관이 변경됐을 경우에는 탈퇴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만 뒀다. 기존회원의 경우에만 종전 규정에 따라 5년뒤 입회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골프장 등 등록체육시설업의 시설설치 공사기간(6년)을 삭제했고 연간 사업계획승인 건수 제한(종전 20건)도 풀었으며 골프장건설때 재해예방시설비를 예치해야 하는 조항도 없앴다. ◇문제점=개정안은 사업자에게는 완전 자율을 보장한 반면 소비자에게는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선택의 책임을 떠안겼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다.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는 골프장들의 변칙적인 영업을 제도적으로 규제할만한 장치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입법예고과정에서 사업자에게 회원모집자율화(총투자비범위 삭제) 입회금반환(5년) 조항 등을 폐지하는 대신「회원대표기구의 구성」조항을 두어 사업자의 일방통행을 억제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회원들의 권리를 옹호할 수 있는 「대표기구」에 관한 역할강화조항은 빠졌다. 결국 사업자들의 편의에 따라 얼마든지 멋대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회원모집의 경우 모집계획서에 총회원수를 명시토록 했으나 사업주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회원을 모집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신설골프장은 회원모집에 어느정도 제약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미 영업을 하고 있는 골프장의 경우에도 추가로 얼마든지 회원을 모집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잖아도 문란한 부킹질서가 더욱 혼탁해지고 그렇게되면 자연스레 회원권값이 폭락해 기존 회원들의 재산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입회금 반환 기간을 사업자와 회원상호간에 약정한 기간으로 못박은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약관이 가입 당시와 다르게 바뀔 경우 회원이 탈퇴할 수 있도록 하고는 있으나 사업주의 잘못으로 회원이 손해를 볼 경우 아무런 보상장치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최창호기자CH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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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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