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포커스] 달아오른 印경제 '거침없는 고속질주'

年 9% 성장률에 센섹스지수 나홀로 고공행진<br>내수사업 호황·M&A붐으로 최고 투자처 부상<br>美경기침체 악재속 "견실한 성장 지속"에 무게



오는 20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전용기가 뉴델리의 인드라 간디 국제공항을 떠나기 바로 직전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그의 수행원을 실은 전용기가 내린다. 한때 전세계를 놓고 식민지 쟁탈전을 벌였던 두나라의 정상이 11억 인구의 인도를 경쟁적으로 찾는 것은 인도가 올해 신흥국 가운데 최고로 각광 받고 있는 나라로 부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운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는 차례로 인도를 찾아 영국의 대형마트인 테스코와 프랑스의 까르푸의 진출과 외국인 투자 완화 등 경제협력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 인도의 최근 성장세는 가히 돌풍적이다. 지난 4년간 인도는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8.6%에 달했다. 미국ㆍ유럽ㆍ일본등 선진국의 분기별 성장률이 3%대도 못미치는 걸음마 성장률을 보이는 사이에 인도는 9%에 가까운 가파른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세계은행 자료에 의하면 인도 연간 GDP규모는 2000년 4,602억달러에서 2006년 9,063억달러로 103%나 증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2년 2,621달러에서 2005년 3,412달러에 달했고, 올해에는 4,542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세계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나마 급격한 둔화를 저지하는 것도 10억 이상 인구를 가진 중국과 인도 경제가 힘차게 달리며 세계 경제를 이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인도 증시의 선섹스 지수는 나홀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을 비롯해 다른 이머징 마켓 증시가 줄줄이 하락할때 인도 센섹스 지수는 최고치를 깨고 지난 8일 장중 2만1,000포인트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말 중국 증시마저 주춤하고 있을 때 인도 증시만은 상황에서 볼 때 인도의 이 같은 독보적 성장세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인도는 몇 년 사이 자동차ㆍ철강 등 자국산업 발전을 기반으로 한 내수중심의 성장과 인수ㆍ합병(M&A) 붐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올랐다. 미국 경제학자 월트 로스토우의 5단계 경제성장단계론 중에서 산업화의 '이륙(take-off)'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인도의 자동차ㆍ철강 등 내수 사업도 호황기에 접어들고 있다. 최대 완성차 기업인 타타자동차는 미국 포드 사의 재규어와 랜드로버 매각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월 인도 철강기업인 타타스틸은 영국계 경쟁사인 코러스를 인도 역대 최대 규모인 120억달러에 인수해 세계 9위의 철강회사로 우뚝 섰다. 이는 한때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인도가 이제 서방기업을 사들일 정도의 경제력을 갖췄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세계 시장에서 '인도의 힘'을 보여줬다. 인도의 에너지 섹터는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로 각광 받고 있다. 고유가 속에서 인도의 고도성장에 따른 원자재 수요 급등과 인도 석유자원에 눈독 들이는 글로벌 정유회사들의 이해타산이 맞물려 원유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인도는 올초 엑손모빌, 셰브론과 합작해 원유와 천연가스 채굴시설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도 최대 부호 무케시 암바니의 동생 아닐 암바니가 소유한 에너지 기업 릴라이언스 파워는 이번달 30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인도의 고속 성장은 견실한 내수경제 발전을 시작으로, M&A 증가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급증한 데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는 1991년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만모한 싱 현 인도 총리의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제한 완화 등 경제 개혁 시도가 그 물꼬를 튼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영어를 공용어로 쓰면서 높은 교육열 등으로 고급인재가 글로벌 금융권에 진출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씨티그룹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비크람 팬디트도 인도 출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올해도 인도는 선진국들의 '물오른 투자처'가 되고 있다. 포드자동차가 새해벽두부터 5억 달러를 투자, 현지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현지 경제 전문지인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2년전 180억달러에 그쳤던 인도의 국내외 투자규모는 작년 한해 68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 정부는 올해 인도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3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리먼 브러더스의 로버트 수바라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성장가도는 반짝추세가 아니다"라며 "중산층의 확대와 소비수요, 투자 증가가 이를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의 달러약세에 따른 인도 루피화 가치 급등과 미국발 경기침체가 인도에도 잠재적 악재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지난해 미국 모기지 부실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와 이웃국가인 파키스탄 정정 불안에도 흔들리지 않은 것에 미뤄, 올해도 견실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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