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뮤추얼펀드 업계의 부정 및 편법 거래에 대한 미 정부의 조사가 확대되면서 스캔들에 휘말린 뮤추얼펀드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자금이 이탈되고 있다. 특히 첫 번째 소송 대상인 푸트남의 경우 스캔들이 불거져 나온 이후 지금까지 열흘 동안 거의 1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푸트남에서 유출된 자금 규모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야누스, 스트롱펀드 등에서도 투자자들이 빼낸 자금이 상당액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수익률이 하락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추가 환매 가능성이 커 자칫 환매 대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7일 펀드 시장조사 기관인 AMG데이터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메사추세츠 주정부가 지난달 28일 증권 사기 혐의로 푸트남을 제소한 이후 유출된 자금은 100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가장 타격이 큰 푸트남 인터내셔널 펀드는 지난 한 주동안만 총 13억 달러가 이탈됐다. 현재 푸트남이 운용하는 전체 자금 규모는 2,720억 달러로 미국 내 5위다.
푸트남 엑소더스의 여파로 미국의 주식형 뮤추얼펀드 자금이 5주만에 순 유출세로 전환됐다. AMG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1주일간 미국의 주식형펀드에서 총 8억5,400만 달러가 순 유출됐다. 아직 순 유출 규모가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SEC의 조사 상황에 따라 푸트남으로부터의 추가 자금이탈 가능성이 높아 향후 전체 뮤추얼펀드 동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국 내 최대 공적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푸트남에서 돈을 뺄 지 여부를 결정한다. 캘퍼스가 푸트남에 위탁한 금액은 총 10억달러.
또 뭉칫돈이 빠져 나가고 있는 푸트남 인터내셔널 주식형펀드의 경우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 추가 자금 이탈 가능성이 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인터내셔널 펀드는 IBM과 GE(제너럴일렉트릭) 등 미국 내 블루칩에 투자한 국내 펀드에 비해 처분이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 이에 따라 푸트남이 환매 사태에 응하기 위해 대규모 주식 매도에 나설 징후가 보이면 해당 종목의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다시 대량 환매 요구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공산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