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당면과제인 정치개혁 단행과 경제회생 방안 모색을 외면한 채 고급 옷 파동과 그림 로비의혹에 휘말린 채 소모전을 일삼고있다.특히 정치권은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에 따른 노사불안의 가중으로 국가경제 회생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효과적인 수습방안을 제시하지 않은채 공방만 벌이고 있다.
최근까지 거론된 바람을 보면 신북풍 의혹을 비롯, 옷로비 의혹인 의풍, 그림 로비 의혹의 화풍 등으로 요약된다.
신북풍 의혹의 경우 아전인수격으로 국민의 뜻을 해석한 정치권의 구태로 보인다. 교전상태가 발생했을 때 동해안에서 금강산 관광을 취소하는 사람이 평상시 수준을 넘지 않은 것이나 주가도 잠시 큰 폭으로 출렁거렸을 뿐 곧바로 회복세를 보였고 생필품 사재기도 없은 것은 이를 반증한다.
의풍과 화풍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협의, 국정조사를 하든지 아니면 특검제를 수용하는 등 어떤식으로든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 경제회생이 우리 국민의 사활이 걸린 국가적 최대 현안이며 반드시 이뤄내야 할 대명제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얽매어 줄다리기만 하고 계속하고있는데 문제가 있다. 이와관련, 외국경제인들이 한국경제의 불안요인으로 남북한 대치상황이 아니고 고급옷 로비 사건,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 등 내부적 요인이라고 지적한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그렇지만 노동계의 파업투쟁과 노사, 노정간 갈등으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산업평화가 흔들릴 경우 모처럼 회복국면에 들어선 국내경제는 또다시 심각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사건의 영향으로 공기업 구조조정이 완화되거나 늦춰질 전망이어서 공공부문의 경쟁력 강화전략이 차질을 빚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김우중 전경련회장 등 경제 5단체장들이 지난 17일 한나라당을 시작으로 여야를 방문, 경제회복을 위해 정치권이 하루빨리 조폐공사 파업의혹 사건을 마무리해달라고 호소한 것은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이자리에서 경제계 대표들은 이사건이 장기적인 사회문제로 비화되면 이제 겨우 살아나고 있는 우리경제에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면서 대표들은 외국기업과 구조조정 협상중인 60대 기업에 대한 저평가 문제와 이에 따른 자금조달의 어려움, 금융시장구조의 원활성에 대해서도 걱정하면서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여야는 겉으론 정치가 경제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앞다투어 강조하면서도 정작 일련의 사건에 대한 수습방안에 대해서는 당리당략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어 국민의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따라서 노사정의 대화를 통한 노동계 불안해소와 함께 정치권도 위기극복 마무리를 위해 여야가 역량을 결집하는 등 내부적 혼란을 시급히 수습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양정록 기자JR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