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008 문화계 이 사람!] <8> 공연: 안광용 트라이프로 대표

"40∼50대 관객층 공략 불황한파 이겨냈죠"<br>중년 뮤지컬 '진짜진짜좋아해' 선봬 돌풍


올해는 뮤지컬 제작사들에 유독 혹독한 해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발 금융위기, 5~6월 촛불집회, 8월 베이징올림픽 등 끊임 없는 악재로 인해 관객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뮤지컬 '마이페어레이디', '제너두' 같은 해외 대작들도 초라한 적자의 성적표만 남겼다. 뮤지컬 시장의 침체 속에서 올해 새로 선보인 대형 국산 뮤지컬 한 편이 돌풍을 일으켰다. 주인공은 1970년대 이덕화, 임예진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진짜진짜좋아해'. 공연계 시장 상황이 가장 안 좋았던 6~8월 초연했지만 2억 원의 수익을 내는 두드러진 결과를 보여줬다. 열흘 뒤 공연장을 옮겨 1개월 동안 앙코르 공연을 선보였고 3억 원이 남았다. 이 작품으로 올해만 5억 원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진짜진짜좋아해'를 만든 안광용(39ㆍ사진) 트라이프로 대표는 "20~30대 여성 관객 말고 다른 계층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고자 한 계획이 적중했다"고 설명한다. "목표 관객을 원작 영화의 향수를 느끼는 40~50대로 잡아서 맞춤형 전략을 썼어요. 프로모션과 마케팅 전략도 중년 관객에 한정 지었죠." 그는 '진짜진짜좋아해'를 내놓기 2개월 전에 노인관객을 대상으로 한 연극도 선보였다. 노인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그대를 사랑합니다' 역시 대박이 났다. 강풀의 만화를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4개월 동안 공연해 평균 객석점유율만 96%에 달했다. 지난 9월부터는 아예 대학로에 자리를 잡아 종영일도 정하지 않고 공연 중이다. "제작비는 초연 두 달 동안에 다 건졌죠. 요즘엔 매출이 한 달 평균 2억 원 정도 나오는데 순익이 5,000만 원 가량 됩니다." 그는 "흥행의 성공보다 연극을 보러 오지 않던 관객들이 왔다는 데서 의미를 찾는다"고 말한다.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평균 20% 이상 되는 것 같아요. 노인회에서 단체 관람 문의도 상당히 많고요." 올해 연이은 흥행 성공 덕분에 트라이프로는 지난해 연매출 30억 원에서 올해 150억 원의 대형제작사로 거듭났다.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내년에는 몸을 사리지 않을까?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겠죠. 내년에는 '진짜진짜좋아해' 같은 인기공연을 고정 레퍼토리화하고 소형 연극들을 많이 만들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주류가 아닌 관객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생각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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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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