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급증하는 신용불량자

개인신용불량자가 7월 말 현재 231만106명으로 집계됐다. 한달 사이에 자그마치 5만589명(2.2%)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신용불량자가 급증한 것은 신용불량자 미등록에 따른 제재금을 일시적으로 면해주면서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등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신용불량자 등록기준이 연체금액 기준 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완화된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은 증가율이라고 할 수 있다. 신용불량자는 지난 5월 250만9761만명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증가했었다. 신용불량자 등록 연체금액 기준이 5만원에서 30만원으로 완화되면서 6월엔 225만9517명으로 급감했다가 등록기준 완화약효가 떨어지자 다시 증가로 돌아선 것이다. 9월부터는 소액대출 정보도 모든 금융기관이 공유하는 대부업법이 시행되면 카드를 이용한 돌려 막기가 어렵기 때문에 신용불량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신용불량자 증가는 무분별한 카드발급과 주택담보 융자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확대 정책과 주 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소비증가, 부동산과 증권투자 붐이 맞물린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왕성한 소비활동은 그 동안 경기활성화의 지렛대 역할을 해왔지만 점차 과다소비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증권 및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만회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신용불량자 증가에 한몫을 하고 있다. 신용불량자 증가에 따라 금융기관의 대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금융회사의 부실은 물론 국가경제에 부담이 되고 소비위축, 생산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데 문제가 있다. 부동산 거품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담보 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확대는 무분별한 카드발급과 맞물려 신용불량자 양산과 개인파산 회오리를 몰고올 가능성도 없지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정부도 이에 따른 대비책으로 무분별한 카드발급을 억제하고 신용불량자 등록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개인신용회복제도 도입을 꾀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않고 있다. 신용불량자가 증가는 국가경제 부담 외에도 각종 사회적 부작용을 동반하게 된다. 이미 우리사회에도 신용불량으로 인한 가정파탄은 물론 각종 범죄증가 등의 후유증이 속출하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개인신용회복제도를 서둘러 구체화하고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개인워크아웃제도를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 채무탕감도 한 방법이지만 이는 또 다른 신용불량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 신용불량자 증가는 국가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이를 파악, 총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어릴 때부터 분수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신용사회를 구축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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