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500선 지지 ‘낙관불허’

종합주가지수가 당초 지지선 역할을 기대했던 540선을 밑돌고 530선대에서 횡보세를 보이자 향후 지지선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특히 지난달 저점인 510선과 더 나아가 심리적 마지노선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500선의 지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일 미국 다우지수의 지지선 역할을 기대했던 8,000선이 힘 없이 무너져 종합주가지수 500선에 대한 기대도 상당 부문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500선 지지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이라크전쟁 장기화 속에 국내외 경제지표마저 빨간 불이 켜져 500선 지지를 낙관할 수 없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지난달 지수 바닥인 510선은 심리적 패닉 상태에서 만들어진 의미 있는 저점으로 앞으로도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일 종합주가지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에 장중 520선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개인들의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오름세로 반전, 결국 전일보다 2.86포인트 오른 538.56포인트로 마감했다. 증시 수급을 살펴봐도 500선 지지 여부를 놓고 개인과 외국인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최근 외국인들이 매도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어 500선 지지 기대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지난 이틀 동안 1,000억원대의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들은 이날도 1,800여억원의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하지만 개인들은 이날 지난 1월9일 이후 최대규모인 2,394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500선대 초반에서 저가매수에 치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기록한 510선 저점은 유효=지난달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512선까지 밀리며 올해 저점을 형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저점인 510선을 지켜내느냐가 향후 500선 지지를 판가름할 주요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의미있는 저점인 510선이 무너진다면 심리적 지지선인 500선도 차례로 무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500선에서의 지지력을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지난 3월 저점이 지수가 급락하며 과매도권에서 만들어진 저점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미있는 바닥은 시장의 예상 지지대가 일시에 무너지는 가운데 예상치 못한 돌발악재까지 출현, 거래 없이 지수가 급락하는 패닉현상이 나타날 때 만들어진다. 김세중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 저점은 SK글로벌 사태라는 돌발악재가 터져 채권과 주식 모두 패닉현상이 나타나며 만든 저점”이라며 “과거 IMF 때를 제외하고 지수 저점이 모두 400선대 중후반이었다는 점에서 최악의 가격수준까지 하락이 진행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 ◇한차례 500선 붕괴 가능성도 예상돼=당초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라크 전쟁은 점차 장기전으로 가는 듯한 양상을 띄고 있다. 게다가 국내외 경기침체를 암시하는 지표들마저 잇따라 발표되고 있어 주식시장은 전쟁과 경기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모습이다. 전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해 3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 동향지수(CSI)도 지난 2001년 3ㆍ4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서형석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라크전쟁 장기화 우려로 상승 모멘텀이 소멸됐고 정보기술(IT) 및 수출 관련주들이 주도주의 지위에서 이탈한데다 외국인 매도공세까지 이어지고 있어 지수가 500선을 밑돌 가능성이 다시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기간조정 장세에서는 `관망`이 최고=결국 500선대 초반은 지난달 급락과정에서 나온 의미 있는 지지선이긴 하지만 불확실한 전쟁 및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확실한 바닥 신호로 받아들이기엔 다소 성급해보인다. 바닥이란 시간이 지나고 난 이후에야 확인 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500선 지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당분간 지수는 기간조정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 저점을 훼손할 돌출악재는 아직 없지만 악화 추세에 있는 기존 악재들이 상승폭도 제한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간조정 국면이 2개월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 같은 지그재그 흐름 속에서 단기매매에 나서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며 “현 장세에서는 관망이 최고의 투자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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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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