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국면이 단순해졌다

제3보(25~32)



이 바둑을 두던 무렵의 한국랭킹을 보면 이세돌이 2위, 최철한이 3위였다. 1위는 변함없이 이창호였다. 이 바둑이 치러진 후에 이세돌은 이창호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하게 되며 최철한은 11위까지 곤두박질하게 된다. 말하자면 이 바둑은 대국자 양인에게 영욕의 갈림길이 된 것이었다. 백26으로 차분하게 지킨 수는 이세돌답지 않게 얌전한 수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지금의 배석상황에서는 가장 현명한 착상이다. 적극적으로 둔다고 참고도1의 백1로 전개하는 것은 흑2의 침공을 부르게 되는데 흑6까지 진행되고 보면 백이 다소 부담스러운 싸움이다. 우변쪽에 조성된 흑의 외세가 효과적으로 활용될 공산이 커진다. 백28은 삭감의 급소. 최철한은 흑27로 받아 하변의 집으로 굳히는 선택을 했는데 목진석9단은 이 응수에 대하여 의문을 나타냈다. “백26이라는 기착점이 있는 터에 하변을 집으로 굳힐 생각을 했다는 자체가 방향착오가 아닌가. 이런 형태는 뒷문이 열린 대표적인 경우라서 착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 목진석이 대안으로 제시한 길은 참고도2의 흑1이었다. 백2면 흑3으로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것. 백32까지의 진행을 보고 서봉수9단이 말했다. “국면이 단순해졌어. 이런 바둑은 백이 편하지. 흑이 덤을 내기가 부담스럽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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