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의 성적 부풀리기 실태가 교육부가 파악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3의 경우 한 과목이라도 성적 부풀리기를 해 장학지도 대상이 된 학교는 무려 전체의 98.2%에 달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한나라당 진수희(비례 대표) 의원이 11일 16개 시ㆍ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1,252개 고교 3학년의 올해 1학기 성적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12일 교육부가 발표한 성적 부풀리기 비율 50.8%(전국 100개 고등학교 표본조사 결과)보다 9.7%나 높은 60.5%의 고등학교가 성적 부풀리기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가 제시한 기준으로는 독서, 작문, 영어2, 수학2, 생물2, 화학2, 한국 근현대사 등 12개 주요 과목의 성적을 평균낸 결과 ‘수’의 비율이 15%가 넘는 학교를 말한다.
시·도별로는 경기도와 충청남도의 학교의 73.6%가 평균적으로 ‘수’의 비율이 15%를 넘어 성적 부풀리기가 가장 심한 지역으로 파악됐다. 경남(47.1%), 광주(48.2%), 대구(49.3%) 는 비교적 낮았다. 과목별로는 ‘수학2’ 과목이 전체의 68.1%가 성적 부풀리기를 시도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제주도는 85.7%의 학교가 이 과목에서 성적 부풀리기를 시도했다. 이와 함께 적어도 1과목 이상에서 ‘수’ 비율이 15%를 넘어 장학지도 대상이 되는 학교는 전체의 98.2%에 달하는 1,230개교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등학교 2학년 성적도 전국 1,239 개교의 97.8%가 1과목 이상 15% 이상의 학생에게 ‘수’를 준 것으로 분석됐다.
진 의원은 “교육부가 100개교만 표본조사한 뒤, 성적 부풀리기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한 것은 일선 학교에서 자행되는 성적 조작을 눈감아 주는 것”이라며 “갈수록 내신성적 비중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학업성적 신뢰도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