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에서 유오성이 말한 대사가 있다. "밟을 때는 확실하게 표독하게 밟아야 한다. 상대가 공포심으로 후둘후둘 떨게 해야 한다. 다시 만나게 되면 눈만 마주쳐도 오줌이 찔끔 나오게 공포심을 콱 심어놓아야 다시는 덤비지를 못하는 것이다."(유오성) 영화 '싸움의 기술'에서 백윤식도 비슷한 말을 했는데 프로기단의 독설가 서봉수9단 역시 비슷한 말을 자주 한다. 이세돌의 백48을 보고 서봉수가 말했다. "표독하게 괴롭히는군. 항복하라는 수순이야."(서봉수) 백54를 보고 안조영9단이 말했다. "참 철저하게 두는군요. 나 같으면 쉬운 길을 찾아갈 것 같은데요."(안조영) 안조영은 사이버오로 생중계 사이트에 참고도1의 백1, 3을 올렸다. 그것이면 사실 백이 부드럽게 이긴다. 하지만 이세돌은 실전보의 백54로 백돌 3점까지 살리면서 철저하게 상대방을 약올리고 있다. 흑57을 보고 안조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강경하게만 나가던 구리가 몸을 사리다니. 이세돌의 표독한 기세에 주눅이 든 모양입니다. 패를 각오하고 바로 받고 싶은 자리입니다."(안조영) 백58로 산 수순도 절묘했다. 흑대마의 안형을 없애면서 백대마의 사활을 확실하게 확인하고 있다. 구리가 흑63으로 귀를 보강했을 때 안조영은 참고도2의 백1, 3이면 흑이 돌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의 백대마는 절묘하게 살아있습니다."(안조영) 흑4로 두어도 백5 이하 13으로 산다는 것이 안조영의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