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장외주식거래 사실상 자취 감췄다

불법 중개업자들 수사에 투자자 발길 '뚝'<br>"수익 적다" 증권사 외면… 거래활성화 힘들듯

장외거래 중개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여파로 장외거래 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14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일부 장외주식 중개업자의 불법행위를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일부 인터넷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중개업자의 장외주식거래 관련 불법행위를 적발하는 동시에 총 26개 중개업체를 경찰이 수사하도록 의뢰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아울러 일부 장외주식거래 전문사이트에 기존 중개업자의 배너광고 게재를 중단할 것을 당부하는 협조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이들 사이트에서는 중개업자 배너광고가 모두 사라졌고 장외주식 거래를 위해 중개업자를 찾던 개인투자자의 발길도 뚝 끊어졌다. 보통 이들 중개업자를 통해 이뤄지는 장외거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에 대한 단속으로 장외거래가 사실상 자취를 감춘 것으로 평가될 정도다. 금감원은 “투자중개업은 인허가(라이선스)를 취득한 자에 한해서 허용한다”는 자본시장법 규정에 따라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투자중개업은 최소 자기자본 10억원 이상, 충분한 인력 및 시설을 구비한 업체만 할 수 있다. 특히 장외주식 거래 과정에서 악의적인 중개업자에 의해 금융사고가 빈번히 벌어지자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번 수사 대상이 된 중개업자는 모두 금융당국의 인허가 없이 영업을 해오다 적발됐다. 문제는 이들 중개업자가 사라질 경우 장외주식 거래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현재 장외주식 거래에 대한 인허가를 받은 곳은 증권사가 유일하다. 그러나 증권사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중개 업무에 소극적이다. 현재 국내 중ㆍ소형 증권사인 리딩투자증권을 제외하고 장외주식 중개 영업을 하는 곳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결국 불법 영세 중개업자들이 이 같은 틈새시장을 노리고 장외주식 거래를 중개해왔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중개업체 중 자본시장법이 규정하는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금융감독당국은 현재 장외거래 위축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은 마련하지 못했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장외주식 거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특별히 고려하는 방안이 없다”며 “공개된 유가증권이 불특정 다수에게 팔렸을 때 어떻게 보호하느냐에 초점을 맞춘 자본시장법을 장외거래 같은 개인 매매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